"아파트보다 비싸".. '분상제' 피한 오피스텔 분양가 15억 돌파
오피스텔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오피스텔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분양가를 뛰어 넘었다. 인기에 힘 입어 서울의 국민평형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처음으로 11억원을 돌파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한 덕을 본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분양 예정인 경기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전용 84㎡ 분양가는 15억~16억원에 형성돼 있다. 3.3㎡ 당 6000만원 수준이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분양가(3.3㎡당 5667만원)보다 비싸다. 이 오피스텔 전용 84㎡ 테라스형 분양가는 17억원, 펜트하우스는 22억원을 넘는다.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분양가는 인근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아파트 분양가의 2배 수준이다. 지난 8월 분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린파밀리에 전용 84㎡ 분양가는 평형별 최고가 기준 8억4140만원~8억7260만원에 형성돼 있다. 3.3㎡ 약 3500만원으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분양가의 약 58%에 불과하다.
인근 경기 성남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분당신도시 내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 인근에 들어서는 ‘라포르테 블랑 분당서현’ 오피스텔 전용 84㎡의 분양가는 15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인근 신축아파트인 서판교 ‘백현동 더샵판교 퍼스트파크’ 아파트의 전용 84㎡ 분양권 실거래 가격과 비슷하다. 더샵판교 퍼스트파크 전용 84㎡ 분양권 최고가는 16억7830만원이다.
오피스텔 고분양가의 주된 원인으로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가 꼽힌다. 민간 공급 아파트는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되지만, 오피스텔은 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아 시행사·건설사 측에서 자유롭게 분양가를 정할 수 있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아파트 분양가를 뛰어넘은 ‘가격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분양가 가격역전 현상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 분양을 진행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 오피스텔 전용 84㎡ 분양가는 9억1660만원이다. 오피스텔 분양 직전에 청약한 같은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 분양가(4억4034만~4억8867만원)보다 2배 이상 높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점도 오피스텔 인기를 높이고 있다. 100실 미만 오피스텔의 경우 소유권 이전등기 전에 전매가 가능해 ‘단타족’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라포르테 블랑 분당서현(95실)과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89실) 모두 100실 미만으로 전매가 가능하다. 보유 주택수별로 취득세가 중과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 취득세가 4.6%로 고정된 것도 이점이다.
인기가 높아지자 중·대형 평형 오피스텔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11억301만원으로, 처음으로 11억원대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7억3242만원으로, 지난달보다 1021만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 기준이 완화되면서 중·대형 오피스텔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허용 기준을 기존 전용면적 85㎡ 이하에서 1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아파트 대체재로 인식되는 중·대형 오피스텔의 가장 큰 단점이 보완된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분양가상한제 뿐 아니라 아파트 값 급등에 공급 부족으로 거주 수요가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다”며 “대형 평형 오피스텔의 바닥난방까지 가능해지면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가격 조정 시기에 오피스텔이 가장 먼저 떨어지는만큼 투자 목적의 매입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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