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로 못지않았던 최고의 활약, KGC의 '신스틸러' 문성곤
대릴 먼로(197cm, C)가 무대의 주인공이었다면 문성곤(196cm, F)은 최고의 조연이었다.
안양 KGC는 지난 2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원정 경기에서 73-62로 승리했다.
이날 먼로는 시즌 첫 1호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먼로 못지않게 좋은 활약을 펼친 이가 있다. 바로 문성곤이다.
문성곤은 이날 39분 01초를 소화했다. 거의 풀타임을 출장하며, 13점, 9리바운드(공격 4),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변준형(188cm, G)과 함께 DB의 에이스 허웅(185cm, G)을 봉쇄했다. 본인의 강점인 수비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볼을 향한 허슬 플레이는 너무나 당연했다.
공격에서의 효율성도 높았다. 83%의 높은 2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동료들의 좋은 찬스를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의 박수갈채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문성곤은 안양 KGC의 블루워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승리에 일조했다.
경기 후 만난 문성곤은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위인 DB를 잡은 게 분위기 쇄신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초반에 밀렸다 생각했는데 후반에 집중해서 좋은 플레이를 보였다. 연패를 끊어서 정말 다행이다”며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먼로의 어시스트 최대 수혜자는 문성곤이었다. 문성곤은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DB의 코트를 휘저었다. 덕분에 찬스는 쉽게 만들어졌다. 먼로는 이러한 볼 없는 움직임을 너무나 잘 잡아냈다. DB 선수들을 전부 속이고 쉽게 득점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먼로와 문성곤 간의 웃픈 장면도 있었다. 먼로가 트리플 더블에 단 2점만을 남겨놨을 때, 문성곤이 DB의 앞선으로부터 스틸을 성공했다. DB 선수들은 아무도 쫓아오지 않았다. 2점을 채우기 위해 먼로는 문성곤을 빠르게 뒤쫓아갔다. 하지만 문성곤은 먼로에게 배려(?) 하지 않았다. 본인이 레이업을 올라갔고 먼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끝끝내 먼로는 트리플더블에 성공했지만 문성곤이 배려를 했다면 보다 빠르게 목표를 달성했을 것이다.
문성곤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내 득점이 전부 먼로의 손에서 나온다. 먼로가 어시스트 능력도 뛰어나지만 팀을 이끌 수 있는 능력도 가진 선수다. 다재다능하다. 외국인 선발에 대해 굉장히 만족한다”며 먼로에게 칭찬 세례를 쏟아부었다.
이어 두 선수 간의 완벽한 호흡에 대해선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먼로가 깜짝 놀랄 정도로 패스가 좋다. 난 단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을 뿐이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문성곤은 신인 시절, 상대 팀에게 새깅 디펜스를 적용받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본인의 끝없는 노력으로 매 시즌 공격력이 향상됐다. 중요한 상황에서나 팀이 필요로 할 때 한 방 꽂을 수 있는 선수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문성곤은 “난 좋은 패스를 받고 있다. 슛의 교보재인 (전)성현(189cm, F)이 형에게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덕분에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고 심적으로도 편했던 것 같다”며 공격력 향상 비법을 전성현의 공으로 돌렸다.
계속해 문성곤은 경기력 향상의 또 다른 비결도 수줍게 설명했다. “아내(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가 자기 본업으로 돌아가서 힘든 와중에도 내조를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아내도 이동이 많은데, 그럼에도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 봐준다. 좋은 게 있으면 잘 사다 준다. 너무너무 행복하다”며 색다른 비결로 아내의 내조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내 장점이 수비와 리바운드다. 내가 좀 더 뛰어올라야 (오)세근(200cm, C)이 형이나 먼로가 편하다. 이번 경기에선 3점슛도 개인적으로 아쉬웠는데, 다음 경기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잘 메꾸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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