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는 급감했는데..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역대 최고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 상승률도 둔화하고 있지만, 경매 시장 낙찰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다.
29일 법원 경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9.9%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9.9%에서 4개월 연속 상승하며 6월 119%를 기록했다. 이후 110% 전후를 오르내리던 낙찰가율은 이달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감정가 14억5000만원이었던 서울 송파구 오금동 ‘현대’ 전용 170㎡는 지난 18일 23억1020만원에 낙찰됐다. 9월 초 같은 아파트 같은 면적 실거래가(22억9000만원)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도 감정가(5억1000만원)보다 41% 높은 7억189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크게 올랐지만, 아파트 경매에 나서는 응찰자 수는 줄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월 8.1명, 9월 7.2명에서 10월엔 5.1명까지 줄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8월부터 본격적인 가계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현금 부자’가 아닌 수요자의 경매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누적된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안이 발표되면서 매수 심리 관련 지표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9로 지난주(101.6)보다 0.7포인트 하락, 7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민간 기관인 KB국민은행 주간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일주일 만에 86.1에서 79.4로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패닉 바잉’으로 대표되는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전망과 ‘일시적인 숨 고르기’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과거에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이 나올 때마다 매매수급지수가 일시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지점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중요한 변수인 건 맞지만, 수급 측면만 따지면 서울은 분양·입주 물량 감소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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