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하소연"내가 용병?"..KBO 1년차지만 신인 자격 박탈
KBO규정에 '외국 리그 소속된 선수는 신인 선수에서 제외'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추신수가 SSG 랜더스와 1년 계약할 당시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정지택)는 ‘KBO리그 1년차 선수이기 때문에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따라서 SSG 랜더스가 재계약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추신수의 의사를 존중해 배려하거나,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한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시절 여러 번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 ‘고향팀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소망은 이뤄질 수 없게 됐다.
팬들이 궁금해졌다. 추신수가 KBO리그 1년차라는 것은 ‘신인(Rookie)’이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올시즌 신인왕 후보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질문이 가능해진 것은 메이저리그(MLB)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NPB) 긴테쓰 버팔로스에서 최고의 투수로 활약한 포크볼의 명수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가 1995년 27세의 나이에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1994년 박찬호에 이어 1년 뒤 일본에서 태어난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노모는 1995시즌 첫 해에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91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13승6패, 평균 자책점 2.54 탈삼진 236개로 신인왕(1995 NL Rookie of the Year)이 됐다.
추신수와 같은 외야수 이치로 스즈키도 마찬가지였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활약하다가 28세의 늦은 나이에 2001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치로는 그 해 157경기에서 247안타 3할5푼의 타율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AL Rookie of the Year)로 뽑혔다.
일본프로야구나 KBO리그 등 타국의 리그에서의 경력을 ‘하위(下位) 리그' 출신이라고 무시하는 메이저리그 방식이라면 노모와 이치로와 같이 SSG 랜더스 추신수는 신인왕 후보가 된다.
그런데 KBO리그 신인왕 자격 요건에는 ‘단 외국 프로야구 기구에 소속되었던 선수는 신인 선수에서 제외된다’는 조항이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조항은 실력과 경험을 갖춘 외국인 용병 선수들이 MVP는 가능하지만 신인왕 후보가 될 수 없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
선례를 보면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고향팀 한화 이글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냈을 때는 신인왕 후보가 될 수 있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병현이 당시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에 관한 논의나 검토가 없었다.
추신수의 경우는 다르다. KBO리그 첫 해인 올시즌 2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만약 신인왕 후보가 된다면 무조건 수상할 수 있다.
그런데 KBO는 리그 1년차라고 유권해석을 하면서도 메이저리그처럼 신인왕 후보가 되지 못하고 외국인 용병으로 보는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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