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었다가… 창원 병원 108명 돌파감염

창원/김준호 기자 2021. 10. 30. 03: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틀새 121명 집단감염… 폐쇄병동 코호트 격리
환자 등 161명 격리 - 이틀 새 코로나 확진자 121명이 나온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이 병원 3층 정신과 폐쇄 병동에서 나온 확진자의 89%가 지난 5~6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돌파 감염자로 조사됐다. /뉴시스

경남 창원에 있는 한 병원의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이틀 새 코로나 확진자 121명이 나왔다. 확진자 중 108명(89%)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면역 형성에 필요한 2주가 지난 뒤 확진된 ‘돌파 감염’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폐쇄적인 환경에서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지난 5~6월 1·2차 접종 후 4~5개월이 지나 항체가 떨어진 점 등을 돌파 감염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29일 경남도와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 28일 창원 마산합포구의 한 병원 3층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처음 코로나 환자가 나왔다. 하루 전 실시한 고위험시설 선제 검사에서 환자 2명과 병원 종사자 1명 등 총 3명의 코로나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방역 당국이 입원 환자와 종사자 등 총 394명에 대해 진단 검사를 벌였고, 확진자 118명이 추가로 나왔다. 나머지 250명은 음성이었다. 26명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창원시 마산보건소에 따르면 5층 병원 건물 중 확진자가 나온 곳은 3층 폐쇄병동이다. 외래진료실과 사무실이 있는 1층과 정신과 개방병동이 있는 2층, 요양병동이 있는 나머지 층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방역 당국은 3층 전체를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했다. 이날 현재 격리 대상자는 환자 143명과 직원 18명 등 161명으로 전해졌다.

확진자 121명 중 108명(89%)이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돌파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가 102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화이자(5명), 모더나(1명) 백신 접종자였다. 나머지 3명은 AZ 백신 1차 접종자였다. 미접종자는 10명이다.

창원 정신병동 코로나 확진자 백신 접종 여부 구분 그래픽

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의 환자·종사자 등은 2주마다 코로나 선제 검사를 받는데, 앞선 검사에서 이 병원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2주 사이에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방역 당국은 환자들이 밀접·밀집해 지내고,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된 병동 구조 등 ‘3밀 환경’을 감염 확산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병원 3층 폐쇄병동은 환자들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다. 직원들도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병동을 출입할 수 있다. 환자 대다수는 장기 입원자로, 외부와 차단된 채 24시간 병동 안에서만 생활했다. 폐쇄병동 병실 수는 32개로 8인실 10개, 4인실 15개 등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다인실이 대부분이었다.

환자들은 병실 안에서 식사를 했지만, 병동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병동 내 직원 등은 평소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지만, 환자들은 착용을 거부하거나 벗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해졌다. 방역 당국은 정신과 병동 특성상 창문과 출입구를 상시 열어둘 수 없어서 자연 환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국 마산보건소장은 “외부 방문이 제한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폐쇄병동에 근무하며 출·퇴근하는 직원 20명과 입원한 지 2주가 지나지 않은 환자 일부에게서 첫 감염자가 생겼고, 집단 밀접 생활을 하며 급속도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까지 확진자 전원이 특정 병동에서 나온 만큼 지역사회 전파 우려는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백신접종 완료 후 4~5개월가량 지나자 항체의 정도(항체 역가)가 떨어지면서 돌파 감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등 고위험시설은 주기적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구조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와 경남도는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감염 경로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