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동규 휴대전화 아직도 확인 못 했다는 檢, 너무한다

조선일보 2021. 10. 30.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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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지난달 2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던진 휴대전화가 인도 위로 떨어졌다. /TV조선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로 구속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한다며 유씨의 지인 집을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가져왔지만 보름이 다 되도록 어느 전화가 유씨의 것인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압수물 중에 유씨의 휴대전화가 아예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유씨 휴대전화 확보와 관련, 잇달아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유씨의 집을 압수 수색했지만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처음엔 ‘유씨가 전화를 창밖으로 던지는 바람에 못 찾았다’고 하더니, 이어 ‘주변 CCTV를 확인해보니 창밖으로 전화를 던진 일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그러나 경찰은 한나절 만에 유씨의 전화를 찾아냈다. 유씨가 창밖으로 전화를 던진 것을 CCTV로 확인하고 이 전화를 주워간 사람을 추적한 것이다. 검찰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송구하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5일 유씨의 다른 휴대전화를 찾는다며 그의 지인 집을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 여러 대를 확보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압수한 휴대전화 사용자와 사용 시점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확보한 휴대전화 가운데 유씨 것이 있는지는 파악 중”이라고 한다.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경찰은 유씨가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찾았고 유씨 측으로부터 비밀번호를 받아 잠금 장치를 풀었고 현재 분석 중이다.

검찰은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늑장’ ‘부실’ 압수 수색으로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장동 사업의 사령탑인 성남시청 압수 수색은 수사 착수 후 20일을 넘긴 뒤에야 이뤄졌다. 시장실과 시장 이메일 압수 수색은 더 미뤘다. 마치 증거를 피해다니거나 증거가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지금 검찰은 ‘수사 능력 부족’인가, 아니면 일부러 ‘바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이대로 두면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없다. 검찰은 하루빨리 대장동 사건에서 손을 떼고 특검 도입을 자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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