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로 힘들때 어떻게 하시나요?[책의 향기/뒷날개]
신새벽 민음사 편집부 인문사회팀 팀장 2021. 10.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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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는 곧 좋은 심리상담사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 이런 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친구들과 전화했던 건 일종의 무료 상담이구나.
이 말을 출판계에 적용하면 좋은 동료 편집자는 곧 좋은 심리상담사라 할 수 있다.
일본 철학자가 쓴 심리학서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미국 신경과학자가 쓴 심리학서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과 달리 이 책은 한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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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법/이승욱 지음/231쪽·1만4000원·돌베개
“좋은 친구는 곧 좋은 심리상담사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 이런 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친구들과 전화했던 건 일종의 무료 상담이구나. 이 말을 출판계에 적용하면 좋은 동료 편집자는 곧 좋은 심리상담사라 할 수 있다. 편집 업무에서 비롯된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해주는 동료의 존재는 ‘최고의 사내 복지’다.
친구나 동료와 고민을 이야기하는 건 정신건강에 필수적이다. 가까이 있는 이에게 내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일이 인간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이 마음의 표현에 관한 전통적인 권위자가 바로 정신분석가이다. 심리 기제를 파악하는 방식에서 현대 심리학과 갈등 관계에 있지만, 마음의 언어에 관해 특유의 통찰력을 보여주기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다.
이 책은 정신분석가로 20년 이상 일한 저자가 한국인의 마음을 진단한 인문교양서다. 나는 정신분석을 직접 받아보고 싶은데 진료비가 걱정된다는 개인적인 동기, 또 심리 분야 책을 기획해보려는 직업적인 동기에서 이 책을 읽었다.
일본 철학자가 쓴 심리학서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미국 신경과학자가 쓴 심리학서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과 달리 이 책은 한국적이다. 똑같은 자기 이야기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법한 한국의 중년 남성이 감정을 털어놓으니 색달라진다. 대학 강의실에서 대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무반응을 보여 상처받고, 한때 일했던 뉴질랜드 심리치료실에서 같은 한국인에게 인종차별을 당하고, 영화 ‘1987’(2017년)을 보다가 학생운동 시절의 공포가 되살아나 울었던 경험 등. 저자는 쉽게 판단하지 않고 자신이 느낀 경험을 솔직히 풀며 글의 흡인력을 높인다. 정신분석 수련 과정에서 긴 자기분석 시간을 거쳤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저자가 말하듯 정신분석이란 “내담자(상담자의 도움을 요청한 사람)가 자기 언어를 갖게 하는 것”이다. 문득 회사에서 저자와 갈등이 생겼을 때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을 때’ 무척 괴로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어서 동료들에게 낙담한 마음을 표현하고, 내 잘못은 이것이라고 인정할 때는 그보다 더 힘들었다. 그럼에도 책에서 말하듯 고통을 표현할 “가장 적확한 언어”를 찾으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내가 분석한 당시의 갈등 원인은 소통 실패였다. 저자는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는 관계를 장악하고 자기 의사만 관철하려 경쟁을 하는 마음을 분석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해관계에 얽매인 칭찬과 격려는 난무해도 사람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통의 그림자인 경쟁 구도를 무화하려면 내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해야 한다는데 교정지를 둘러싼 저자와 편집자의 힘겨운 줄타기도 사랑으로 승화될 수 있을까. 출판편집의 난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 이런 말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친구들과 전화했던 건 일종의 무료 상담이구나. 이 말을 출판계에 적용하면 좋은 동료 편집자는 곧 좋은 심리상담사라 할 수 있다. 편집 업무에서 비롯된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해주는 동료의 존재는 ‘최고의 사내 복지’다.
친구나 동료와 고민을 이야기하는 건 정신건강에 필수적이다. 가까이 있는 이에게 내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일이 인간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이 마음의 표현에 관한 전통적인 권위자가 바로 정신분석가이다. 심리 기제를 파악하는 방식에서 현대 심리학과 갈등 관계에 있지만, 마음의 언어에 관해 특유의 통찰력을 보여주기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다.
이 책은 정신분석가로 20년 이상 일한 저자가 한국인의 마음을 진단한 인문교양서다. 나는 정신분석을 직접 받아보고 싶은데 진료비가 걱정된다는 개인적인 동기, 또 심리 분야 책을 기획해보려는 직업적인 동기에서 이 책을 읽었다.
일본 철학자가 쓴 심리학서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미국 신경과학자가 쓴 심리학서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더퀘스트)과 달리 이 책은 한국적이다. 똑같은 자기 이야기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법한 한국의 중년 남성이 감정을 털어놓으니 색달라진다. 대학 강의실에서 대학생들이 집단적으로 무반응을 보여 상처받고, 한때 일했던 뉴질랜드 심리치료실에서 같은 한국인에게 인종차별을 당하고, 영화 ‘1987’(2017년)을 보다가 학생운동 시절의 공포가 되살아나 울었던 경험 등. 저자는 쉽게 판단하지 않고 자신이 느낀 경험을 솔직히 풀며 글의 흡인력을 높인다. 정신분석 수련 과정에서 긴 자기분석 시간을 거쳤기에 가능한 기술이다.
저자가 말하듯 정신분석이란 “내담자(상담자의 도움을 요청한 사람)가 자기 언어를 갖게 하는 것”이다. 문득 회사에서 저자와 갈등이 생겼을 때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을 때’ 무척 괴로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어서 동료들에게 낙담한 마음을 표현하고, 내 잘못은 이것이라고 인정할 때는 그보다 더 힘들었다. 그럼에도 책에서 말하듯 고통을 표현할 “가장 적확한 언어”를 찾으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내가 분석한 당시의 갈등 원인은 소통 실패였다. 저자는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는 관계를 장악하고 자기 의사만 관철하려 경쟁을 하는 마음을 분석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해관계에 얽매인 칭찬과 격려는 난무해도 사람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통의 그림자인 경쟁 구도를 무화하려면 내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해야 한다는데 교정지를 둘러싼 저자와 편집자의 힘겨운 줄타기도 사랑으로 승화될 수 있을까. 출판편집의 난제다.
신새벽 민음사 편집부 인문사회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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