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인류학자가 죽음을 만나는 법[책의 향기]
김태언 기자 2021. 10.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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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명절이 있다.
그렇다면 죽음을 일상적으로 겪는 이에겐 죽음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해부학적 지식을 활용해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는 법의인류학자인 저자는 "내가 죽음과 맺은 관계는 편안한 우정"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죽음의 여러 모습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죽음을 향해 느끼는 혐오를 잠시 잊어보자고 제안한다.
저자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은 대개 그렇듯 조부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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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모든 것/수 블랙 지음·김소정 옮김536쪽·2만5000원·밤의책
멕시코에서는 ‘죽은 자들의 날’이라는 명절이 있다.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망자의 영혼을 기리는 행사인데, 퍼레이드 형식으로 즐겁게 이뤄진다. 멕시코인들은 죽음의 가치를 인정하고 삶의 또 다른 부분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8년 국내 개봉한 애니메이션 ‘코코’에 잘 반영돼 있다.
멕시코 이외의 나라들에 이 문화가 낯설게 다가오는 건 죽음이란 것이 불편하고 두려운 존재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일상적으로 겪는 이에겐 죽음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해부학적 지식을 활용해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는 법의인류학자인 저자는 “내가 죽음과 맺은 관계는 편안한 우정”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죽음의 여러 모습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죽음을 향해 느끼는 혐오를 잠시 잊어보자고 제안한다.
저자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은 대개 그렇듯 조부모였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숨졌다. 장례식 날 저자는 “할아버지가 잘 계시는지 확인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조문실로 향한다. 저자는 그 앞에 잠시 멈춰 할아버지가 살았던 순간을 떠올리고 기억을 간직한다. 그러곤 할아버지의 피부색을 살피고 시계의 태엽을 감아드리고 어깨를 두드리는 것으로 임무를 완수한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가 신뢰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여준 순간부터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대학시절에는 해부학 수업을 들으며 죽은 이들에 대한 존경심을 느꼈다. 신체 기증자를 위해 해마다 열리는 장례식과 감사 예배는 죽음의 또 다른 가치를 생각하게 했다. 법의인류학자가 되어서는 법정에서 시신이 절단된 방식, 횟수를 증언하면서도 유족의 고통을 고려해 말을 고민했다.
이런 일련의 경험을 한 저자는 죽음을 둘러싼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직접 준비할 권리, 신원 미상의 시신에 대해 국가 등이 끝까지 신원을 확인해줄 의무 등이 필요하단 말이다. 죽음을 공포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죽음이 남긴 이야기를 따라가며 죽음을 느껴보길 권한다.
멕시코 이외의 나라들에 이 문화가 낯설게 다가오는 건 죽음이란 것이 불편하고 두려운 존재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일상적으로 겪는 이에겐 죽음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해부학적 지식을 활용해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는 법의인류학자인 저자는 “내가 죽음과 맺은 관계는 편안한 우정”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죽음의 여러 모습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죽음을 향해 느끼는 혐오를 잠시 잊어보자고 제안한다.
저자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은 대개 그렇듯 조부모였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숨졌다. 장례식 날 저자는 “할아버지가 잘 계시는지 확인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조문실로 향한다. 저자는 그 앞에 잠시 멈춰 할아버지가 살았던 순간을 떠올리고 기억을 간직한다. 그러곤 할아버지의 피부색을 살피고 시계의 태엽을 감아드리고 어깨를 두드리는 것으로 임무를 완수한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가 신뢰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여준 순간부터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대학시절에는 해부학 수업을 들으며 죽은 이들에 대한 존경심을 느꼈다. 신체 기증자를 위해 해마다 열리는 장례식과 감사 예배는 죽음의 또 다른 가치를 생각하게 했다. 법의인류학자가 되어서는 법정에서 시신이 절단된 방식, 횟수를 증언하면서도 유족의 고통을 고려해 말을 고민했다.
이런 일련의 경험을 한 저자는 죽음을 둘러싼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직접 준비할 권리, 신원 미상의 시신에 대해 국가 등이 끝까지 신원을 확인해줄 의무 등이 필요하단 말이다. 죽음을 공포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죽음이 남긴 이야기를 따라가며 죽음을 느껴보길 권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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