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뛰려 움츠린 개구리처럼, 백스윙 때 자세 낮춰야 장타

2021. 10. 3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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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의 챔피언 스윙
LPGA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평균 273야드로 장타자다. 백스윙 탑에서 좋은 자세가 비결이다. [뉴스1]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한국여자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통산 200승이라는 금자탑을 이뤄냈다. 외신들도 한국여자골프의 업적을 앞다퉈 보도했다. 특히 주인공 고진영 선수는 그 대회에 불참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를 2위로 밀어내고 세계 최고의 자리로 올라섰다. 한국여자골프의 이런 업적을 이루는 데 기여한 모든 선수, 관계자들, 미디어 등에 박수를 보낸다. 고진영 선수는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가 평균 258야드를 조금 넘는다. 넬리 코다는 평균 273야드가 조금 넘는다. 고진영 선수가 넬리 코다의 장타력만 갖추면 그야말로 고진영 천하를 누구도 넘보기 어려울 것 같다. 넬리 코다의 장타 비결은 무엇일까? 본 칼럼에서는 넬리 코다의 스윙에서 골퍼들이 배울 점을 짚어본다.

코다, 고진영보다 15야드 더 나가

백스윙 탑에서 각종 위치 선정이 잘못되고 동작이 올바르지 못하면 그 결과는 항상 같다. 볼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추가로 불필요한 동작들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좋은 샷을 만들기가 무척 어렵다. 그런 경우 대부분의 골퍼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지 못한 채 한숨만 쉬게 된다.

그림 1
특히 자주 발생하는 오류는 그림1처럼 백스윙 과정에서 셋업 때의 척추각과 무릎각을 유지하지 못하고 일어서는 경우이다. 흔히 백스윙 중간단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일어서는 경향이 많다. 이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파워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 게다가 백스윙 과정에서 일어선 만큼 다운스윙에서 다시 자세를 낮추어야만 한다. 그것도 클럽이 빠르게 움직이는 가운데 일정하게 해야 한다. 다음 단계의 연속 동작들조차도 여차하면 틀어지며 바로 미스로 이어지는데, 자세까지 정확히 다시 낮춰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샷과는 멀어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백스윙 탑에서 일어서는 골퍼들은 파워와 정확성 모두를 잃게 된다.

교정-백스윙 탑=샷의 거리도 짧고 방향성마저도 좋지 않은 골퍼들의 경우 대체로 오른쪽 다리를 펴며 체중이 볼 쪽으로 살짝 쏠리는 경우가 많다.

어드레스 때 머리 위를 나타내는 ‘수평선’, 힙 끝을 나타내는 ‘수직선’을 기준으로 보자. 백스윙 탑으로 가면서 우측으로 일어서는 골퍼는 그림1의 모습과 같다. 이렇게 일어선 만큼 정확히 다시 자세를 낮추지 못하면 미스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스윙에서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동작이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스쿼트(squat) 동작이다. 넬리 코다의 백스윙 탑은 대단히 훌륭하며 특히 그녀의 스쿼트 동작을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된다.

그림 2
그림2의 셋업 자세에서 그림3의 백스윙 탑으로 가면서 세계 톱 랭커 넬리 코다의 체중은 미세하게 뒤꿈치 쪽으로 옮겨진다. 그 결과 힙이 어드레스 때의 수직선을 살짝 넘어서고 머리는 수평선보다 낮아진다. 그 이치는 간단하다. 오른쪽 힙은 왼쪽 힙과 정반대로 돌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을 오른발 뒤꿈치 쪽으로 끌고 간다. 그 때문에 자세가 낮아진다. 이 동작을 시도하면 아마도 엉덩이 뒤쪽에 있는 가상의 벤치에 살짝 앉으려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이렇게 체중의 중심이 미세하게 뒤꿈치 쪽으로 옮겨져야 완전한 턴(turn)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절대다수의 골퍼들이 백스윙 과정에서 일어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스쿼트 동작을 익히기 위해서는 상당한 반복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이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다음 단계에서 불필요한 동작들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지며 보정을 하려 하게 된다. 스쿼트 동작은 스윙 과정에서 머리 위치를 고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개구리가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는 것처럼 자세를 낮추고 완전한 턴을 한다면 훌륭한 파워 충전 및 정확성의 개선이 담보된다. 이러한 스쿼트 동작은 야구, 농구, 테니스 등 모든 운동 동작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기본동작이다. 특히 스쿼트 동작을 하게 되면 다리와 몸통 근육을 강력하게 스트레칭시키게 된다. 바로 그것이 파워와 일관성이 뛰어난 골프 스윙을 만드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오른쪽 다리 펴지지 않게 주의해야

그림 3
넬리 코다의 백스윙 탑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한다. 그림2와 그림3에서 볼 수 있듯이 그녀의 오른쪽 무릎 플렉스(flex)이다. 어드레스 때 만들어진 오른쪽 다리의 무릎 플렉스는 백스윙 탑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즉 체중이 미세하게 뒤꿈치 쪽으로 옮겨지고 자세가 낮아질 때 그 정도의 일관성을 담보해 주는 것이 오른쪽 무릎 플렉스이다. 따라서 오른쪽 무릎 플렉스를 유지하며 스쿼트 동작을 익혀야 한다. 스쿼트를 스윙 동작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른쪽 다리, 펴지 말고 반드시 그대로 유지하자!

일러스트 : 허영주

■ 전신 거울·의자 활용해 올바른 백스윙 탑 자세 만들기

올바른 백스윙 탑 자세 만들기
◆거울 앞에서 눈 감고 백스윙 탑 만든 후 확인하기

백스윙 탑으로 가면서 오른쪽 다리를 펴는 것은 몸통까지 펴지게 만들며 척추각이 흐트러지는 원인이 된다. 전체적으로 자세가 세워지는 것이다.

어드레스 때 만들어진 오른쪽 무릎 플렉스를 백스윙 탑까지 유지하는 것은 단번에 잘 안 될 수도 있다. 기존에 자유분방하던 양다리와 척추각이 통제를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커다란 전신 거울이 오른쪽에 위치하도록 셋업을 하자. 올바른 셋업이 이루어진 후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자. 어드레스 상태에서 오른쪽 무릎 플렉스를 확인해야 한다. 다시 볼 쪽으로 고개를 돌려 어드레스를 한 후, 두 눈을 감고 백스윙 탑 자세를 만들어 보자. 두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거울을 보며 무릎 플렉스의 양이 똑같아질 때까지 반복하자. 그렇게 반복하며 무릎 플렉스가 유지되는 느낌에 익숙해지자.

◆거울 앞에서 의자를 등지고 스쿼트 익히기

백스윙 탑에 이를 때 개구리의 움츠리는 동작을 상상하며,

① 머리와 상체가 미세하게 낮아지는 것을 거울을 보며 확인하자.

② 오른쪽 힙과 엉덩이가 우측 뒤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자.

③ 결과 체중이 뒤꿈치 쪽으로 미세하게 이동하는 것을 느끼자.

각종 도구를 활용할 수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의자를 활용하는 것이다. 뒤에 의자를 놓고 엉덩이가 닿을 듯 말 듯 하게 셋업을 한 후, 백스윙 탑에서 엉덩이가 의자에 살며시 닿는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 고려대학교 경영학 석사 및 미시간주립대학교 환경정책학 박사로 취미로 골프를 시작했다가 미국에서 프로의 길로 나섰다. 모델골프 마스터 인스트럭터, 더 골핑머신 인스트럭터, 퍼팅존 인스트럭터로서 과학적인 지도를 강조하며 전인지 등 국내 유명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골프다이제스트 국내 최고의 지도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JTBC골프 해설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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