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호의미술여행] 차가운 이성보다 따뜻한 감성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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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 프랑스대혁명 이후 유럽 각 나라들은 시민사회와 근대화로 향한 진통을 겪었다.
국민들의 자유주의 열정이 표출됐고, 근대화로 향한 각 나라 이익 위주의 대립과 갈등이 19세기 초에서 중반에 걸쳐 이어졌다.
19세기 중엽을 넘기고 각 나라들이 정치적 안정을 이루자 낭만주의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성으로 자연을 재단하지 말고, 감성을 통해서 직접 체험한 자연풍경을 솔직하게 나타내자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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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엽을 넘기고 각 나라들이 정치적 안정을 이루자 낭만주의에 변화가 나타났다. 예술가들이 격동하는 현실세계 대신 자연풍경을 대상으로 삼았고, 낭만적 자연주의로 불리는 낭만주의 풍경화가 나타났다.
낭만적 자연주의는 전시대 고전주의나 지금까지 풍경화가 자연에 입혀온 이성적이며 인위적인 틀을 벗기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느낌을 담아내자고 주장했다. 이성으로 자연을 재단하지 말고, 감성을 통해서 직접 체험한 자연풍경을 솔직하게 나타내자는 생각이었다.
대표적 화가인 존 컨스터블이 이런 생각을 담아 ‘데드햄의 수문과 제분소’라는 그림을 그렸다. 그는 “풍경화를 그리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본 그림들을 잊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자연을 직접 대하면서 보고 느낀 것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을 동경하기보다 현실 속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향풍경을 대상으로 삼았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 불규칙하고 오밀조밀한 나뭇잎, 수면 위에서 반사되는 빛의 반짝임,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흙길 등이 평온한 제분소 풍경과 하나를 이루고 있다. 그가 자라면서 보고 느꼈던 풍경을 비대칭적 구도로 구성해서 인위적인 느낌을 배제했고, 있는 그대로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려 했다.
당시 비평가들은 컨스터블의 이런 그림을 ‘회화적인’이란 말로 평했다. 형태감과 입체감을 강조하는 조각과 그 점을 모방하던 고전주의와 달리 불규칙하고 오밀조밀하지만 다채로운 효과를 만들어내는 회화의 특성이 잘 나타났다는 점에서였다. 이성에 억눌린 감성이 눈을 뜨던 시대 이야기였다.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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