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선 낯선 사람보다 친한 사람 폭력 더 위험하게 봐" [잔혹해지는 '데이트폭력']

정지혜 2021. 10. 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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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보다 정확한 여성 대상 폭력 통계와 강력한 처벌 체계 마련, 피해자 보호와 일상 복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례 축적, 교제 관계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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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가해자 엄벌 공론화 필요"
英·美, 일반범죄보다 '치명적'으로 인지
'연인 문제' '가정 평화' 이유 선처 없어
폭력 피해 여성 일상 복귀 지원책 미비
불법촬영물 공유 왜곡된 性인식 바꿔야
데이트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보다 정확한 여성 대상 폭력 통계와 강력한 처벌 체계 마련, 피해자 보호와 일상 복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례 축적, 교제 관계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 등을 꼽았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처벌 강화

데이트폭력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친밀한 관계일수록 폭력행위를 엄벌해야 한다’는 세계적 추세가 있다. 우리 사회가 연인 사이 문제를 사적인 것으로 치부하며 다소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미국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활동을 했던 김나영 변호사는 “영·미, 유럽 선진국의 사법부와 경찰은 친밀한 사이의 가정폭력·데이트폭력이 밖에서 발생하는 다른 일반 범죄보다 오히려 더 치명적이고 위험한 범죄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응한다”며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언급하며 가해자 처벌을 ‘보호처분’ 같은 가벼운 벌로 정하는 특례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친밀한 관계 폭력 현황을 파악하는 등 보다 정확한 통계도 필요하다. 김다슬 한국여성의전화 정책팀장은 “데이트폭력의 정확한 실태조사조차 안 돼 있었다는 점은 여성이 주로 피해를 입는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가 부족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관계교육·성 인지적 관점’ 확산 노력

좀 더 근본적으로는 데이트폭력을 포함해 성 평등 가치에 대한 사회 인지수준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무엇을 데이트폭력으로 볼 건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처벌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공론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지영 신체심리학자는 “데이트폭력을 겪은 여성이 폭력 상황에서 벗어나 피해를 보상받고 일상을 회복하는 성공사례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개인이 문제 해결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심리적·사회적 자원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무력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미디어나 콘텐츠에서 도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점에서 정부나 관계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씨는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고 강간을 희화화한 표현, 연인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영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발견되는 남초 커뮤니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촉구된다”고 말했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남학생들의 성적인 지식이 학교에서의 올바른 성교육 대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왜곡된 남성성을 과시하는 쪽으로 습득되고 있는 반면 여학생의 경우는 기본적인 생식기 건강정보도 잘 모를 만큼 너무 무지한 채 성장한다”며 “사춘기 성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지혜, 안승진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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