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에서 놀던 감독들, 뒤에서 맴돌다 끝났다
[경향신문]
로이스터·힐만, 성공 기대 컸지만
롯데 서튼, 꼴찌 탈출시킨 데 만족
KIA 윌리엄스는 작년보다 저조
한화 수베로는 전체 최하위 성적
세 명 모두 내년엔 실력 입증해야
2021시즌은 한국 프로야구에 외국인 감독이 가장 많았던 해였다.
래리 서튼 감독이 지난 5월 경질된 허문회 감독 대신 롯데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등 3명의 외국인이 사령탑이 됐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외국인 감독이 세 명이나 존재한 건 올 시즌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세 외국인 감독이 맡은 팀은 나란히 하위권으로 내려앉으며 가을야구 진출에 탈락했다. 롯데, KIA, 한화 순으로 8~10위를 기록했다.
세 팀은 외인 감독을 통해서 체질 개선을 꾀했다. 롯데는 2군에 있던 서튼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소통의 리더십’과 육성을 다시 한번 기대했다. 2019시즌을 7위로 마감한 KIA는 그해 10월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 경험을 팀에 불어넣어 주기를 바랐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 역시 수베로 감독을 영입하며 유망주 발굴에 일가견이 있던 그의 능력에 기대감을 표했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성공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1호 감독이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3시즌 연속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일궈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SK(현 SSG)를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동안 한국 야구에 없었던 새로운 팀 운영으로 리그에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팀을 강팀 반열로 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어떤 외국인 감독도 팀을 5강권으로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서튼 감독이 성과를 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아 후반기 승률 3위(31승7무25패·0.554)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하위에 처져 있던 팀을 가을야구까지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과감한 수비 시프트로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 야구 문화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치면서 경기 도중 종종 화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에게도 올 시즌은 적응기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로 떠난 양현종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가 대마초 성분이 든 전자담배를 주문했다가 적발돼 후반기를 앞두고 퇴출되기까지 했다. 지난해에는 6위로 마감했지만 올해는 탈꼴찌에 만족해야만 했다.
3명의 외인 감독은 내년 시즌에도 지휘봉을 잡는다. 서튼 감독과 윌리엄스 감독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수베로 감독은 2023년까지 계약돼 있다. 3명 모두 사실상 다음 시즌에 승부를 봐야 한다. 이들이 다음 시즌에는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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