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앙, 이건 진짜 내 꿈이 아닌 것 같아 [책과 삶]
[경향신문]
우당탕 마을의 꿈도둑
백혜영 글·이희은 그림
뜨인돌어린이 | 96쪽 | 1만1000원
누군가 꿈을 훔쳐갔다. 동화책 <우당탕 마을의 꿈도둑>은 어린 돼지 씰룩이가 꿈을 도둑맞으며 시작된다. 씰룩이는 소리친다. “으아아,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내 꿈이 뭔지 모르겠어. 생각이 안 나!”
동물 아이들이 차례로 꿈을 빼앗기던 어느 날, 마을에 꿈을 파는 가게가 나타난다. 가게 주인 양 아저씨는 유리병에 담긴 꿈을 우당탕 마을의 화폐인 단풍잎을 받고 판다. 병에 든 꿈을 삼키면 그 꿈을 꾸게 된다. 씰룩이가 꿈을 고르지 못하자 양 아저씨는 씰룩이 엄마에게 말을 건다. “어머님이 아이 대신 고르셔도 됩니다.”
이렇게 어른들이 대신 꾸는 꿈, 돈으로 사는 꿈은 아이들의 ‘진짜 꿈’이 될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어른들은 의사, 연예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돌잔치상에 청진기, 마이크를 올린다. 매년 학교 생활기록부에는 학생의 ‘진로희망’ 옆에 부모가 바라는 아이의 직업이 여전히 많이 기재된다. 그러나 어른이 어른의 시선으로 적당히 고른 꿈은 아이가 스스로 꿈꾸는 미래와 다를 수밖에 없다.
진짜 꿈은 아이들 안에서 퍼올려진다. 진흙에서 뒹굴기, 배 터지게 당근 먹기, 우주여행 하기…. 별것 아닌 꿈은 없다. 서로 다른 동물들은 각자 다른 꿈을 꾼다. 돼지 씰룩이는 “진흙을 잔뜩 갖는 것”이 꿈이다. 생쥐는 공감하지 못한다. 반대로 생쥐가 “언젠간 고양이를 꼭 잡을 것”이라고 하자 씰룩이는 웃음을 터뜨린다.
‘꿈이 뭐냐’는 질문에 당장 대답하지 못한다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다. 작가는 말한다. “나중에 커서 어떤 일을 할지를 지금 꼭 정할 필요는 없어요. 어쩌면 지금은 하루하루를 신나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지 몰라요.”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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