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호남인사 영입해 통합".. 洪 "집권하면 공수처 폐지"

노석조 기자 2021. 10. 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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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경선 주자들 막판 총력전
유승민 "홍준표, 단일화 원하면 사퇴하고 나를 지지하라"
원희룡 "오직 나만이 실수하지 않고 이재명 꺾을 수 있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오른쪽)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선 의원을 지낸 호남 출신 박주선 전 의원 영입을 발표한 직후 고개 숙여 박 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은 당원투표(11월 1~4일)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9일 ‘당심(黨心)’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4선 의원을 지낸 호남 출신 박주선·김동철 전 의원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홍준표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 등 정치 관련 공약 7개를 발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지율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며 정치권 일각에서 떠돈 홍 의원과의 단일화 추진설에 선을 그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장동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본선 경쟁력을 내세웠다. 네 사람은 이날 마지막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주선·김동철 전 의원 영입을 발표하고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분들을 모시려 노력한 결과 호남을 대표하는 큰 정치인을 캠프에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김 전 의원은 과거 현 민주당 후보로 광주(光州)에서 국회의원을 했고 각각 국회부의장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최근 ‘전두환 발언’ 논란으로 악화한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나선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박·김 전 의원은 “호남에서도 윤 전 총장 리더십을 인정하고 놀라울 정도의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정치 대개혁 7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홍 의원은 “정치 행정 대개혁 사항을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담아 2024년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덕훈 기자

홍준표 의원은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대개혁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집권하면 공수처를 폐지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상하원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의원 정원은 상원 50명, 하원 150명으로 지금보다 줄이고 비례대표제는 폐지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정치·행정 대개혁 사항을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담아 2024년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이 보수 정체성을 강화한 정치 관련 공약을 앞세워 당심을 잡으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홍준표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 사무실에서 ‘정치 대개혁 7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홍 의원은 “정치 행정 대개혁 사항을 대통령 발의 개헌안에 담아 2024년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덕훈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정치권에서 떠돈 홍준표 의원과의 단일화 추진설을 부인하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홍 의원이 (나와) 단일화하고 싶다면 사퇴하고 제 지지를 선언하면 된다”면서 “홍준표 캠프에서 주로 그런 장난(단일화설 유포)을 많이 치는데 윤석열 캠프에서도 그걸 갖고 이용을 한다. 두 분 다 초조함의 발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희룡 전 지사는 대장동 의혹을 계속 제기했다. 그는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와 장기전을 해야 한다는 걸 생각할 때, 실수하지 않고 이재명을 꺾을 수 있는 후보는 원희룡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에 대한 고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었다는 공문을 대검에서 받았다”며 “원희룡과 이재명의 진실 투쟁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네 후보는 이날 두 조(윤석열·원희룡, 홍준표·유승민)로 나뉘어 마지막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비교적 우호적 조합으로 맞토론이 이뤄져 네거티브 공방보단 경쟁력을 부각하는 정책 토론으로 진행됐다는 평이 나왔다. 먼저 토론에 나선 원 전 지사가 “국가 찬스로 국민을 뒷바라지하겠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제가 주장하는 공정 국가와 상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는 등 여러 주제에서 호응했다.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에게 “함께하자”고 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모병제, 입시 등 일부 공약에서 이견을 보였지만 상대 공약에 공감한다는 뜻도 나타냈다. 다만 홍 의원이 “경제부총리를 하면 안 되겠나”라고 묻자 유 전 의원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홍 후보를 법무장관으로 할까 하는데 어떤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저는 시켜주면 좋다”고 받아넘겼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국민이 생각하기에 내년 대선은 ‘이재명 대 윤석열’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기자들에게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다”며 “영남 당원들은 김 전 위원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내 경선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도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당을 걱정하신다면 엄정하게 중립을 지키시는 게 옳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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