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 지켜볼 수만 없다"..분노한 무주택자들 거리로 나왔다

최아영 2021. 10. 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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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6시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제3차 무주택자 공동행동' 집회 참여자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최아영 기자]
"집값을 내려라.", "청년들에게 살 집을 보장하라."

29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무주택자 공동행동 회원 40여명이 모여 부동산 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 13일에 이어 두 번째 시위로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집회를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국민중행동, 한국진보연대, 집걱정없는세상연대를 비롯한 69개 단체가 연합한 '무주택자 공동행동'은 이날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참석해 마지막 발언을 했다. 시위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집회는 49인 규모로 열렸다. 앞서 추가 인원은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안내했지만, 초과 인원은 없었다. 현장에는 손 세정제와 체온 측정기 등이 비치됐다. 참가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띄어 앉았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피켓에 적힌 글을 읽고 시위를 지켜봤다.

무주택자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당한 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했다며 집값 하락 정책 시행을 촉구했다. 집회는 단체와 정당 관계자, 무주택자 시민 9명이 돌아가면서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임대사업자 특혜 폐지 ▲부동산 보유세의 실질적 강화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전월세 인하 등 세입자 권한 강화 ▲비농업인의 농지소유 금지 ▲재벌의 부동산 소유 제한 등 이들의 6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제3차 무주택자 공동행동' 발언자들이 피켓을 찢는 퍼포먼스를 했다. [사진 = 최아영 기자]

여는 발언을 한 전종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퇴진 촛불 5년이 지난 지금, 집값은 두 배로 폭등했고 우리나라는 부동산투기공화국이 됐다"라며 "부동산 불로소득이 연간 300억이 훌쩍 넘는다. 부동산 투기를 막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택 청년들의 현실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서울 광진구의 10평 남짓 반지하에 거주한다는 청년 A씨는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해 상경해서 5년 동안 고시원, 원룸 등 다양한 거주 형태를 경험했다"며 "'내집마련'은 바라지도 않는다. 2년 뒤 이사 갈 집이 '집 다운 집'이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서울 오피스텔에서 6년째 월세를 낸다는 직장인 B씨는 "좋은 대학 나와서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남들만큼 성실히 살며 저축해왔지만, 집을 구할 돈은 없었다"라며 "통장에 월급이 쌓이는 속도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 1인 가구라서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발언 중간중간에는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라" "공공임대 주택을 확대하라" 등의 외침과 분노의 함성이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들고 있는 피켓을 손으로 찢는 퍼포먼스도 보였다.

앞서 공동행동은 지난달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주거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약 100명이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708만원에서 올해 10월 12억1639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1043만원에서 7억7248만원으로 88.21% 상승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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