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화석연료' 청문회서 엑손모빌 등 석유회사 '난타'

박용하 기자 2021. 10. 2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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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후 위기 악영향 축소·은폐 의혹
시민 행동 저지에도 앞장 ‘질타’
엑손모빌 “문제 해결 노력” 항변
의회는 “담배회사처럼 거짓말”

엑손모빌을 비롯한 거대 석유회사 경영진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난타’를 당했다. 화석연료가 기후위기에 미치는 문제들을 은폐하고, 국제사회의 기후 행동을 축소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써왔다는 의혹을 추궁당한 것이다.

엑손모빌, BP아메리카, 셰브론, 로열더치셸 등 석유 대기업 경영진과 미국석유협회(API),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28일(현지시간) 화상회의로 열린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민주당은 석유기업들이 화석연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국제사회의 기후 행동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행동해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캐롤린 멀로니 감독개혁위원장은 “석유회사들은 기후 대응에 대한 ‘립서비스’를 하지만, 뒤에서는 유리한 세금 감면을 유지하기 위해 로비에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비난했다. 최근 감독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엑손모빌 등 4개사는 2011년부터 연방정부에 로비하기 위해 4억5260만달러(약 5290억원)를 지출했다. 반면 2010~2018년 저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한 금액은 엑손모빌이 지출의 1% 미만, BP는 약 2.3% 수준이다. 민주당은 석유회사들이 풍력발전소 사진 등을 활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광고해왔다고도 지적했다.

데비 와서만 슈츠 의원은 API 등이 메탄 배출 수수료를 막기 위해 캠페인을 벌인 것을 지적하며 “위선의 당혹스러운 사례”라고 비판했다. 로 카나 의원은 석유기업들이 ‘그림자 단체’에 실제 돈을 쓰지 않았는지에 대한 별도의 감사를 요구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기후변화의 현실과 위험성을 오랫동안 인정해왔으며 그러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왔다”고 주장했다. 화석연료가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도 학계의 주류 의견과 사실에 기반한 입장을 제시해왔다고 항변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들 기업이 자국이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능력을 입증했다며 두둔했다.

반면 멀로니 위원장은 석유회사들을 향해 “그들은 담배회사 간부들처럼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7시간에 걸친 청문회가 끝난 뒤 석유회사들에 자금조달 정보 등 미체출 서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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