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제부총리 안되겠냐" 유승민 "법무장관 어떤가"..윤석열, 원희룡은 '훈훈'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다음달 5일 최종 경선을 앞둔 29일 대선주자들이 마지막 1대1 토론에서 맞붙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서로를 공격하기보다 각자의 비전을 밝히고 공감을 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긴장감이 떨어졌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대선 공약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서는 주자 4명이 2개조로 나뉘어 맞붙었다. 1부에서 만난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는 ‘원팀’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비판을 주고 받았다. 원 전 지사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을 겨냥해 “목돈 만들어 미래를 준비할 때 쓰일 때와 푼돈으로 쪼개 당장 욕구로 써버릴 때와 똑같은 돈인데 다르다”며 “소위 운동권처럼 경제활동을 제대로 안 해본 사람들은 목돈을 푼돈으로 만드는 놀라운 재주가 있고, 그런 정책만 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돈을 뿌리는 정책이 아니라 기회를 주는 정책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저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저도 시장에 의한 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되 공정한 공쟁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면 편가르기, 갈라치기를 한다”며 “저는 어떻게 통합을 이룰 것인지를 늘 고민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좋은 말씀, 원론적·철학적으로 타당한 말씀”이라며 “정치는 늘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현장과 너무 떨어져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과 원 전 지사는 토론 내내 “넉 달간 정치권에 뛰어든 소회가 어떠냐” “대표 비전이 뭐냐” “여성들이 어떤 삶을 원한다고 생각하느냐” 같은 다소 평이한 질문을 주고 받았다. 원 전 지사가 토론 막바지에 “목돈을 쪼개서 푼돈으로 써버리는 정책을 우리가 정권교체를 통해 막아야 한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이 “함께 하시죠”라고 답하는 등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맞수토론에서는 각자의 대선공약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주로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홍 의원이 방어하는 식으로 전개됐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의 모병제, 주식 공매도 폐지, ‘쿼터아파트’, 수시 폐지 공약에 대해 공격했다. 유 전 의원은 대학입학시험을 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만 치르게 하겠다는 홍 의원 공약에 대해 “(대선 출마했던)4년 전과 달리 좋게 말하면 화끈, 나쁘게 말하면 너무 극우·보수적인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내신을 반영 안하면 저 같으면 검정고시를 하고 학원만 다닐 거 같다. 공교육을 없애자는 얘기같다”고 했다. 홍 의원은 “극단적인 예시만 든다”고 하자 유 전 의원은 “홍 후보님이 극단적인 공약만 냈다”며 “수능이 학부모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시험이다. 이러면 강남 8학군에 엄청나게 몰릴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홍 의원은 “EBS에서 출제하겠다”고 하자 유 전 의원은 “EBS에서 70%를 출제해도 학원에 가야 변별력이 생긴다. 이 공약을 철회하시라”로 따져 물었다. 이에 홍 의원은 웃으면서 “대통령이 되고 나서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 의원이 유 전 의원에게 경제부총리를 제안해 토론장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홍 의원이 유 전 의원에게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느냐”고 묻자 유 전 의원은 “경제성장을 일으키는 대통령이 되서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 세금이 나오게 해서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경제부총리하면 안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유 전 의원은 “제가 대통령 되면 법무부장관을 하시라”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시켜주면 좋죠”라고 답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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