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가 빼먹은 '단어' 하나에..전국이 '먹통 대란'

김영민 기자 2021. 10. 2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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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총체적 조직관리 부실 드러나
작업시간 어기고..두 번의 사전검증도 '무용지물'

[앵커]

KT 먹통 사태는 총체적 관리 부실과 인재가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밤에 해야 하는 장비 교체 작업을 낮에 했고, 관리자도 없이 협력업체에만 맡겼습니다. 결국 작업자가 단어 하나를 빼먹어 30초 만에 전국이 통신대란에 빠졌습니다.

김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사상 초유의 통신대란은 역설적이게도 단순한 명령어 입력 실수에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넷 최적 경로를 찾아주는 통신장비 '라우터' 교체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명령어 한 단어 'exit'를 빠뜨렸다는 겁니다.

[조경식/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 라우터 교체작업을 하던 중 작업자가 잘못된 설정명령을 입력했고, 이후에 라우팅 오류로 인해 전국적인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부산에서 처음 잘못 입력된 설정값은 서울의 네트워크센터를 거쳐 전국으로 확산됐고, 30초 만에 유무선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통신 장애로 번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실수는 총체적 관리 부실에서 빚어졌다는 게 과기부의 조사 결과입니다.

통신장비 교체 작업은 인터넷 사용자가 적은 한밤중에, KT의 작업관리자와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작업 승인이 난 시간은 26일 새벽 1시부터 6시까지였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규정을 어기고 그 전날인 25일 오전에 교체한 겁니다.

더구나 교체 작업은 KT 직원의 관리감독 없이 협력업체 작업자들끼리 했습니다.

KT 직원들은 장비를 교체하기 전 두차례의 사전 검증 단계에서도 명령어 오류를 발견 못했습니다.

KT는 오늘(29일) 아침 사외이사들과 긴급 이사회를 열었습니다.

'3시간 이상' 통신 장애에만 보상을 하도록 한 현행 약관에 구애받지 않고,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현모/KT 대표이사 (어제) : 약관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보상책을 마련해서 내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T는 다음주부터 피해신고 센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KT가 이용자 피해구제 방안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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