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마지막 맞수토론..尹·元 '화기애애' 洪·劉 '교육·국방' 공방
공세펼친 洪, 수비나선 劉 ..경제부총리·법무부 장관 제안하기도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인은 29일 마지막 1대1 맞수토론을 진행하며 경선 막바지 표심잡기 경쟁을 벌였다.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 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는 윤석열-원희룡, 홍준표-유승민 후보 간 1대1 토론으로 나누어 열렸다.
토론 분위기는 달랐다. 윤 후보와 원 후보는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형성한 반면, 홍 후보와 유 후보는 교육·국방 등 주요 의제마다 대립하며 치열한 토론을 펼쳤다.
먼저 토론에 나선 윤 후보와 원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치개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감한다"는 말을 이어가며 서로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윤 후보는 기본소득을 두고 "얼토당토 않다"고 비판했고, 원 후보는 "운동권에서 제대로 경제활동도 안 해보고 세금도 안 내본 사람들은 목돈을 푼돈으로 만드는 놀라운 재주가 있다. 표를 사는 것인데 이재명은 거기에 뛰어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개혁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후보는 "정치가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더 일으키다"며 "쉽게 말해 불이 나면 소방서에서 불을 꺼야 하는데 소방서에 불이 난 꼴"이라고 정치권을 비판하자, 원 후보는 "규칙, 소통 과정만 내세우면 지금 대통령처럼 공감만 하고 무능하거나 법치를 내세우는 사람들처럼 현상 유지를 전제로 한 일방적 법 집행이 될 수 있다"고 공감했다.
청년 정치에도 두 사람은 같은 의견을 전했다. 윤 후보는 "국가 전체의 정책에도 청년이 참여하면 현재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집권하면 중요한 의사결정에 청년의 의견을 많이 반영할 뿐만 아니라 뜻 있는 청년들이 지방의회든 도의회 등에 많이 도전하게 해 청치 분야의 청년 인재를 많이 키우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 역시 "청년의 참여를 체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청년 청와대, 청년 정부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청년 청와대, 청년 정부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주택정책에서는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원 후보는 "국민의 삶에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국가가 2분의 1로 공동 투자를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대표정책인 '반반주택'을 주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도와줘야하는 것도 있겠지만, 민간 주도로 규제를 풀어서 민간이 많은 주택을 공급하게 하는 걸 강조해왔다"며 민간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주장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사안마다 충돌했다. 주로 유 후보가 공격을 하면 홍 후보가 수비를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유 후보는 "4년 전 대선 출마 때와 달리 이번 공약은 너무 보수적이고 극우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의 '정시 100%, 수능 100%' 입시 공약을 겨냥해 "정시 100%, 수능 100%는 학부모·학생에게 부담이 된다. 학원을 많이 가야 한다. 강남 8학군에 엄청나게 모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가장 공정한 제도"라며 "EBS에서 70% 이상 출제하게 하면 된다"고 반박했고, 유 후보는 다시 "나머지 30%는 학원을 가야 한다. 학원에서 변별력이 생길 텐데 이 공약은 철회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계속된 공세에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고 나면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유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토론에서도 대통령이 되고 난 뒤 검토하겠다고 하겠는가"라고 지적했고, 홍 후보는 "그럴 수 있다. 공약을 다 집행할 수 있는가"라고 응수했다.
홍 후보의 모병제 공약을 두고도 두 사람음 맞붙었다. 유 후보는 "저소득, 저학년 층만 군대를 가게 된다"며 불공정 문제를 지적했다. 또 '군대가 체질인 사람이 있다'고 한 발언을 겨냥하며 "군대에서 안 괴로운 사람이 누가 있는가. 그 괴로운 일을 왜 가난한 사람만 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 후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는 집 사람도 군대에 간다. 해병대를 보라. 전부 징집이 되긴 하지만 공군이나 육군을 가면 편한데 해병대는 경쟁률이 10대 1이나 된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공매도 폐지를 놓고 (홍 의원이) 오락가락했다"며 홍 후보의 '공매도 폐지'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홍 후보는 "상황에 따라 재검토를 하겠다"면서도 "지금의 공매도 제도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유 후보는 이에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폐지하면 자본시장에 굉장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불법 공매도는 규제하되 개인·기관·외국인은 조정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고, 홍 후보는 "부작용이 나타날 기미가 있다면 완전히 폐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홍 의원이 부동산 공약인 '쿼터아파트'(토지임대부 아파트)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는데, 유 전 의원은 "주변 시세 분양가가 6억원인데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2억원이다. 시간이 지나면 시세가 비슷해져 로또 당첨처럼 된다. 환매조건부를 붙여도 10년이 지나면 로또"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지금 강남 아파트에 당첨되는 것도 모두 로또다. 10년이 지나면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되받았다.
토론 도중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장관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홍 후보가 유 후보에게 꿈꾸는 대통령상을 묻자 유 후보는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대통령"이라고 답했는데, 홍 후보는 이에 "경제부총리를 하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홍 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할까 싶다"고 맞받았고, 홍 후보는 "법무부 장관을 시켜주면 좋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은 조국 근대화를 했다. 저는 조국 선진화를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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