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힘들다"더니 D램값 결국 1년만에 급락..도로 6만전자

심재현 기자 2021. 10. 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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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가격이 1년만에 하락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달보다 9.51% 하락한 3.71달러로 집계됐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코로나19 일상 회복, 부품수급,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가 너무 많다"며 "고객사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 전망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해 가격 협상 난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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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 모듈. /사진제공=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1년만에 하락했다. 하락폭이 시장 예상보다 크다는 점에서 업계 실적 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달보다 9.51% 하락한 3.71달러로 집계됐다. 이 제품 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8.95%) 이후 1년만이다. 낙폭으로도 2019년 7월(-11.18%) 이후 최대다. 당초 시장에서 나왔던 4분기 낙폭 전망(5~8%)도 넘어선다.

PC용뿐 아니라 서버용 D램 가격도 사양에 따라 최대 4.38% 하락했다.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는 점에서 실적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애플이나 구글, HP 등 글로벌 주요업체와 통상 분기별로 계약하는 공급 가격을 말한다. 현물가격은 중소 IT업체나 PC 부품 도매상이 소량으로 거래하는 가격이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 1월 5.26% 상승을 시작으로 지난 9월까지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4월에 26.67% 급등했고 7월에 7.89% 올랐다.

D램 가격 급락 전조는 지난 3월 말부터 있었다. PC용 D램 현물가격이 5.3달러까지 올랐다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최근 3.3달러까지 떨어졌다. 현물가격은 거래 물량이 적어 수급 상황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그동안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통했다.

D램 가격 급락의 배경은 시장 재고 누적과 반도체 고객사인 스마트폰·PC·가전 등 완제품 제조사의 수요 감소가 꼽힌다. 최근 CPU(중앙처리장치) 등 시스템 반도체 부족과 부품 수급난 등으로 반도체 고객사들의 제품 생산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올해 말까지 생산할 예정이었던 아이폰13 물량을 9000만대에서 8000만대로 1000만대가량 감산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사들의 D램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약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전날 진행된 3분기 실적 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내비쳤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코로나19 일상 회복, 부품수급,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가 너무 많다"며 "고객사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 전망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해 가격 협상 난도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은 물론, 연말까지 두달 동안의 시설투자 계획도 공개하지 못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아직 4분기 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가격 하락폭과 기간으로 쏠린다. 당장 연말까지 남은 기간 동안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중반까지 가격 하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이 고점 대비 30%가량 떨어질 때까지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황을 되짚어보면 2017~2018년 슈퍼호황기 직후 2019년 들어 7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1~5월 상승세를 보인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고정 거래가격은 전달과 같은 4.81달러로 집계됐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보다 최대 5% 하락하고 내년부터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900원 하락한 6만98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7만1600원까지 올랐다가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난 14일(6만9400원) 이후 보름만에 다시 '6만전자'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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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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