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KT '먹통' 고객 '불통'..공지는 늦장 홈피뿐이었다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지난 25일 오전 발생한 KT에서 전국적 유무선 통신망 장애가 발생했지만, 홈페이지 팝업창 고지에 그쳤다. 사과문 역시 홈페이지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뤄졌다. 정작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안내 없었던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이같은 안내 방식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부는 이용자들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공지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홍진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29일 KT네트워크 장애 원인 분석 결과 브리핑에서 “현행법에서는 ‘고지해야 한다’고만 돼 있다”며 “특정수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KT가 이번엔 홈페이지에만 공지했는데, 앞으로는 SNS나 문자, 다양한 수단을 통해 알릴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20분부터 89분간 KT 유무선 통신망 장애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이로 인해 해당 시간 동안 KT가입자들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결제기기, 증권거래 시스템 등도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KT는 우선 이번 사고 발생과 원인에 대해 언론에 알렸다. 그리고 오후 3시경 홈페이지에 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고객 사과 역시 언론과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됐다. 만약 기사를 보지 않고,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았다면 사고 안내나 사과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이에 실제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안내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사는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이 중단된 사실과 원인, 대응조치 현황 및 관련 상담을 접수할 수 있는 연락처 등을 지체 없이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고지는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홈페이지 등 중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
KT는 이 중 홈페이지 안내만을 선택했고, 이를 알지 못 한 이용자들은 기사로만 해당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
이소라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보호과장은 “3년 전 KT아연국사 화재 후 이용자 공지 필요성이 많이 제기가 됐고, 법과 시행령이 개정됐다”며 “이번엔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는데, 이번 제도 개선을 검토하면서 좀 더 이용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 또한 "이용자 고지에 있어 홈페이지에 하는 게 맞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며 "여러 다른 수단이 있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KT가 이번 장애 사고를 발표한 시간이 늦었다는 주장도 있다.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홈페이지에 공지한 시각이 오후 3시경으로 시차가 있었다는 것.
이 과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러 판단이 있겠지만, ‘지체 없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 가이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손해배상 기준에 대한 보완점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에서는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이 재개(再開)되거나 장애 원인이 해소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손해배상 기준, 절차 및 방법 등에 대해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손해배상은 이용 약관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번 사고는 89분간 이뤄져 손해배상 기준(연속 3시간 이상 장애)에 미달한다.
KT는 약관 기준상으로는 손해배상 의무가 없지만, 관계없이 도의적 책임을 지기로 하고 배상을 약속했다.
이 과장은 “손해배상은 기본적으로 이용자와 사업자 간 계약에 근거해서 이뤄지는 부분이라 이용 약관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KT측에서 그 부분을 넘어 피해규제 의지에 대해 밝혀 30일 이내 하도록 하고 있는 의무 이외에서도 정확한 피해 규모 조사 등을 토대로 피해 구제 방안을 적절하게 마련하기로 했다”면서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약관상 보상 기준인 3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과장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님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해당 약관의 개정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이해관계자,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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