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레드라인 넘지 마" vs 대만 "목숨 걸고 지킨다"

김태훈 2021. 10.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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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중국·대만) 관계가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는 손수레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 내 미군의 존재를 인정하자 중국에선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9일 신문 사설에서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레드라인"이라며 "이에 대해 미국과 대만 모두 잘 알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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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곧 무력 사용해 해방시킬 수 있다"
대만 "우리 병사들, 섬과 운명 함께할 것"
최근 중국군이 해안가에서 대만 상륙을 가정한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도한 뉴스 화면. CCTV 캡처
양안(중국·대만) 관계가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는 손수레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대만 내 미군의 존재를 인정하자 중국에선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며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섬에 주둔한 자군 병력에 “사수(死守·목숨을 걸고 지킴)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등 결사항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9일 신문 사설에서 “미군이 대만에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레드라인”이라며 “이에 대해 미국과 대만 모두 잘 알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만과 미국은 중국의 마지노선이 엄숙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미군이 대만에 진주하는 것은 마지노선을 넘는 것으로 대만해협 전쟁을 촉발하는 가장 위험한 지표 중 하나”라고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해방시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말이 ‘해방’이지 실은 중국이 군사적으로 대만을 점령한 뒤 기존에 유지돼 온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를 철폐하고 대만을 중국의 완전한 일부로 복속시키겠다는 의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대만 문제는)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며 ”미국이 계속 ‘대만 카드’를 들고 나오면 중·미 관계를 전복시키는 거대한 위험을 조성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중국의 잇단 겁박에 대만에선 전운이 감돌고 군 장병들은 비장한 표정이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 보고에서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에 주둔한 자군 장병들한테 섬과 운명을 함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목숨을 걸고 섬을 지키라는 사수령을 내렸음을 공개한 셈이다.
올해 초 대만 육군이 중국군 상륙 저지를 목표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프라타스 군도는 대만에서 410㎞, 중국 광둥성 산터우에서 260㎞가량 각각 떨어져 있다. 대만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는 있으나 중국은 오래 전부터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만약 중국이 불시에 이 섬을 급습한다면 대만으로서는 방어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데도 섬 주둔 병력에 사수령을 내렸다면 이는 대만 지도부 전체가 미군의 지원을 전제로 결사항전의 의지를 굳혔음을 보여주는 증표라는 해석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는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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