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다음 플랫폼은 메타버스..콘텐츠·인플루언서가 핵심" [ABCD포럼]
"플랫폼은 많아, 콘텐츠가 관건"
"메타버스 ETF보단 종목 주목해야"
"NFT가 중요한 역할 할 수 있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표되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로 옷을 갈아입는 시대다. 다음 세대의 인터넷 또는 다가올 웹 3.0은 메타버스가 될 것이다."(우운택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한국경제신문의 디지털 미디어 한경닷컴이 29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1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에 급부상하는 메타버스의 화두로 '확장성'과 '경제성'을 제시했다.
'메타버스가 바꿀 우리의 미래'를 대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연사들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ABCD', 즉 인공지능(AI)·블록체인·클라우드·빅데이터 관점에서 현재를 진단하고 메타버스 시대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차세대 인터넷은 '메타버스'"
기조강연자로 나선 우운택 교수는 "메타버스는 일종의 새로운 미디어이자 사람이 가진 기술을 확장시키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때문에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하면 우리의 능력과 사회 속에서의 상호 작용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산업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해야 이 분야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유익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페이스북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우 교수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전문 컴퍼니'로 바꾸겠다고 선포했고, 회사 이름을 아예 '메타'로 바꿨다"면서 "코로나 시대에 페이스북 직원들은 회사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업무를 보여 서로 마치 만난 것처럼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세대의 인터넷 또는 웹 3.0이 메타버스가 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며 "우리가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화면이나 마우스, 키보드 등 2차원적인 부분을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걸어다니면서 3차원 공간에서 디지털 정보를 접근하고 활용하는 시대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세계 속 경제성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메타버스의 경제적 가치를 유지시키려면 가상자산을 신뢰할 수 있는 공간에서 관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위버스(Weverse,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나 오픈씨(Open Sea, 세계 최대 NFT 거래시장) 같은 플랫폼들도 향후 메타버스와 결합했을 때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각 기업들과 많은 주체들이 개별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들 플랫폼들끼리 상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호환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플랫폼보다 '콘텐츠' 경쟁력이 관건"
메타버스라는 플랫폼 안에서 결국 얼마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성패가 달렸다는 조언도 나왔다.
장유주 제페토 크리에이터는 가상공간 속에서 사람과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기간의 수익 활동에 그칠 게 아니라 콘텐츠를 꾸준히 성장시킬 시점이라는 얘기다. 그는 "메타버스는 현실과 다른 가상공간에서도 사람들이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요소들을 마련해준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활동의 주체인 크리에이터는 메타버스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페토에서 유명 크리에이터로 알려진 렌지의 경우 월 1500만원씩 수익을 내고 있다"며 "렌지가 운영하는 매니지먼트는 1년도 채 안됐지만 연간 매출이 2억5000만원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150만명 이상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고, 5000만개 이상의 아이템이 등록돼 있다"며 "여기서 나온 콘텐츠로 수익을 내고 현금화할 수 있다. 부업으로 활동하다가 수익이 늘어나면 전업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10억 소녀'로 화제를 모은 버추얼(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만든 싸이더스 스튜디오엑스의 백승엽 대표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공 요인은 그 안의 콘텐츠에 달렸다"며 "'가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인격체로 입지를 굳혀 새로운 형태의 지적재산권(IP)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ETF보다 개별종목 주목해야"
메타버스가 기존 인터넷 플랫폼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투자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수석연구연구위원은 "올해 메타버스 시장은 20조원 정도로 아직은 작은 규모지만 10년도 안 돼 시장 규모가 1000조~1500조원 사이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타버스가 기존 인터넷 플랫폼을 대체하면서 유튜브나 페이스북의 모든 영역을 메타버스가 침투할 가능성이 높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투자자들의 수요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적극 이용해왔는데 이제 그 환경이 메타버스로 이동한 것"이라며 "플랫폼 자체의 헤게모니(주도권 경쟁)에서 SNS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메타버스로 빠르게 넘어오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보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국내 메타버스 ETF에 있는 종목들이 실제 메타버스 관련 종목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해외 개별종목에 투자하는게 훨씬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 중 특히 로블록스와 유니티소프트웨어를 주목하라고 했다. 로블록스는 매일 4320만명의 사용자들이 4000만개의 게임을 즐기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며 글로벌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의 60%가 유니티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로블록스와 유니티소프트웨어는 자녀에게 증여하듯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종목의 경우 제페토나 이프랜드가 아직 비상장 상태이기 때문에 수혜주로 언급되는 VR·AR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NFT뱅크 대표는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 메타버스와 연계돼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뿐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라는 큰 줄기와도 융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NFT를 통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한 소유를 증명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게임을 넘어 더 넓은 경제 생태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메타버스에서 가상자산이 진짜 금융자산으로 여겨지며 실제와 같은 활동을 하게 될 때 NFT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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