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이 가른 美빅테크 3분기 실적..MS·구글 '웃고' 애플·아마존 '울고'

방성훈 2021. 10.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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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아마존, 3분기 어닝쇼크..공급망 악화 '직격탄'
MS·구글은 서프라이즈..코로나發 비대면 수요 급증
소프트웨어 Vs 하드웨어..공급망 의존 여부에 희비 엇갈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등 글로벌 공급망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돈 성과를 달성한 반면, 공급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애플과 아마존은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애플·아마존, 3분기 어닝쇼크…공급망 악화 ‘직격탄’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올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834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2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매출은 전망치인 847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애플의 매출이 시장 전망을 밑돈 건 2017년 5월 이후 4년만이다.

특히 아이폰 매출이 부진했다. 새로운 모델인 ‘아이폰13’ 판매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47% 늘어난 388억 7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월가 전망치인 415억 1000만달러에는 부족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발목을 잡았다.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는 높았지만, 일부 모델 납품을 위해 몇 주 간 대기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이날 실적발표에서 “수요가 매우 튼튼했다”면서도 “공급 제약으로 60억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 전반의 칩 부족과 코로나19 여파로 동남아시아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조업체는 아니지만 글로벌 공급망 악화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아마존은 올 3분기 매출이 1108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시장 전망치인 1116억달러보다 낮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른 주당순이익(EPS)도 6.12달러로 월가 예상치(8.92달러)을 크게 밑돌았다.

브라이언 올라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3분기에는 노동력 부족으로 저장 및 주문처리에 있어 제약이 있었다. 운송 역시 더 길고 더 비싼 경로를 이용해야 하는 지속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사유 등으로 “20억달러의 추가 운영 비용이 발생했다”며 “임금 인상 및 운영 인센티브와 관련된 비용이 약 10억달러, 그리고 인플레이션 압력과 생산성 손실 및 혼란과 관련된 비용이 약 10억달러”라고 설명했다.

다만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호조세를 지속했다. AWS는 올 3분기 전년 동기대비 40% 가량 증가한 48억 8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자상거래 부문의 영업 이익 8억 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다섯 배가 넘는 규모다. 매출 역시 시장 기대치인 155억달러를 웃도는 161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진=AFP)
MS·구글은 서프라이즈…코로나發 비대면 수요 급증

두 빅테크 기업들과 달리 이틀 전 공개된 MS와 알파벳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MS는 지난 26일 올 3분기 매출이 453억 1700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보다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든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크게 올랐다. 3분기 순이익도 48% 급증했다.

같은 날 알파벳은 올 3분기 매출이 651억1800만달러, 순이익은 189억36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대비 41%, 68.4%씩 늘어난 규모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를 상회한 것은 물론, 분기 매출은 14년 만에, 분기 순이익은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두 회사 모두 클라우드 부문의 급성장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재택근무가 장기화하는 등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MS의 올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0% 급성장했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매출이 44.9% 뛰었다. 아울러 구글의 경우 광고 판매도 전반적인 실적을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구글과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한 531억달러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Vs 하드웨어…공급망 의존 여부에 희비 엇갈려

핵심 사업 부문이 글로벌 공급망과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지 여부가 빅테크 기업 4곳의 희비를 갈라놓았다. 하드웨어 제품이나 부품을 직접 생산·운송하는 애플과 아마존은 제때 물량이 공급되지 못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실적 호조를 보인 MS나 구글의 핵심 사업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

애플의 루카 마에스트리 CFO는 “이번 여름 프로세서 부족에 따른 혼란이 아이폰 제품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예상보다 더 나빴다”고 토로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도 “노동력 부족, 임금 상승, 글로벌 공급망 제약, 화물 및 운송 비용 증가로 올 4분기에도 수십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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