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가방 살인사건' 동조 미 여성, 7년 만에 가석방 출소

남자친구와 모친 살해 후 여행가방에 시신 유기
교도소에서 출산..현재 위탁가정이 아이 맡아

가석방 후 교도소를 나오는 헤더 루이스 맥(26)/사진=로이터통신

2014년 발리에서 발생한 '여행가방 살인사건'에서 어머니를 죽이는 데 동조한 미국 여성이 가석방으로 풀려났습니다.

오늘(29일), 로이터통신 등의 외신은 이날 발리 여성교도소에서 헤더 루이스 맥(26)이 징역 10년형 가운데 7년을 복역한 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미국으로 추방될 예정입니다.

지난 2014년 8월 12일, 발리 누사두아의 고급 호텔 앞에 주차된 차량의 트렁크 안에서 주인을 알 수 없는 여행 가방이 발견됐습니다.

여행 가방 안에는 이 호텔에 투숙하던 미국 여성 쉴라 폰 비제 맥(62)의 시신이 들어있었습니다. 당시 발견된 맥의 시신 양팔에는 멍이 들어있었고, 손가락은 부러져 있었습니다. 또, 성인 여성인 맥의 시신이 들어가기에 가방의 크기가 너무 작아 지금까지도 충격적이고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가방을 발견하고 하루 뒤, 딸 헤더와 남자친구 토미 쉐퍼를 10km 가량 떨어진 또 다른 호텔에서 체포했습니다.

당시 헤더와 쉐퍼가 여행 가방을 유기한 후 택시 기사와 대화를 나눈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증거물로 제출됐습니다. 또, 호텔 로비 CCTV에는 이들 커플과 맥이 심하게 다투는 모습도 찍혀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객실에 들어간 뒤에도 격한 말다툼을 하다 쉐퍼가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당시 세 사람은 헤더의 임신 때문에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석방 후 교도소를 나오는 헤더 루이스 맥(26)/사진=로이터통신

쉐퍼는 이후 법정에서 헤더와의 만남을 반대하던 맥이 분노에 가득 차 자신을 공격해 정당방위로 맥을 숨지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쉐퍼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18년, 헤더에게는 살인과 시신유기를 도운 혐의를 들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헤더는 2015년 복역 중 쉐퍼의 딸을 출산한 뒤 아기가 두 살이 될 때까지 교도소 안에서 키웠습니다. 이후 관련법에 따라 발리 남성과 결혼한 호주 여성이 위탁가정으로서 지금껏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헤더 측 변호사는 여섯 살 된 딸이 헤더와 함께 돌아가면 언론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상처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위탁 가정에게 조금 더 맡아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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