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도 '팝'하니 매출이 '업'됐다..백화점 매출이 바뀐다

홍성용,강민호 2021. 10.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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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팝업매장이 바뀐다, 명품으로
신규브랜드 홍보용 자투리 공간서
럭셔리 '특별한 매장'으로 자리매김
핸드백 모양 닮은 디올 매장부터
알프스의 산장 옮겨온 프라다까지
통통 튀는 아이디어·한정제품 갖춰
신세계百 강남 행사중 실적 12%↑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프라다 샬레 팝업 매장
2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 25일까지 보름 동안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와 손잡고 더현대서울 1층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프라다 샬레' 팝업스토어에서는 스키 폴·스노보드 등 겨울 스포츠용품과 프라다 컬렉션 등 총 300여 개의 겨울 상품을 선보였다. 매장은 겨울 느낌을 위해 알프스 목조 산장을 뜻하는 '샬레'를 형상화했다. 매장의 벽과 바닥, 벤치·테이블·행거 등을 원목을 사용해 꾸몄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더현대서울에 '레이디 디올' 팝업스토어도 선보였다. 레이디 디올 상품만을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팝업스토어 외부 모습을 디올의 레이디 디라이트(D-Lite)백 디자인을 그대로 형상화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는 단독 상품이 있어 백화점업계에서도 이들 팝업스토어를 유치하기 위해 봄·여름(SS), 가을·겨울(FW) 시즌이 바뀌는 시점엔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명품 팝업스토어 운영 횟수는 2019년 3회, 2020년 4회에서 올해 15회까지 증가하며 4~5배나 늘어났다. 특히 올해 초 문을 연 더현대서울이 MZ세대들의 놀이터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화제몰이를 하면서 팝업스토어 유치 횟수가 대폭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점포는 해당 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는 구매 잠재력이 큰 고객층을 보유했거나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트렌디한 점포"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루이비통 팝업 매장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해 점포 안에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1층 중앙광장에 위치한 '더 스테이지'가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을 줄줄이 선보이며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났다. 1층 한복판에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누구나 제품을 쉽게 둘러볼 수 있는 명품 팝업 공간을 연출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곳에 루이비통, 고야드, 샤넬, 구찌, 버버리 등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의 팝업 매장을 잇달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0만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추가 비용 없이도 브랜드와 신제품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고급 이미지를 해치지 않으면서 신상품 출시 반응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이곳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더 스테이지는 내년 1분기까지 팝업스토어 일정이 꽉 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명품 실적도 좋다는 게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더 스테이지에 루이비통의 2021 가을·겨울 컬렉션 런웨이 장소였던 루브르박물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호평을 받았는데,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명품 장르 전반에서 12.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디올 팝업 매장
이달 초에는 럭셔리 브랜드 구찌의 100주년을 기념해 창립자 구초 구치가 17세에 처음으로 근무한 사보이호텔을 모티브로 한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9월에는 메종 고야드의 신규 컬렉션 '고야드 제트 블랙(Jet Black)'을 신세계 강남점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때 파우치나 클러치로 사용이 가능한 메종 고야드의 인기 상품 '세나' 시리즈 등 한정 상품을 선보여 팝업스토어의 특별함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팝업스토어를 다수 열고 있다. 지난 5월과 7월에 이곳에서 각각 '구찌 비러브드(BELOVED)' '샤넬 J12 워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디올의 주얼리 신상품을 소개하는 '디올 럭키 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곳의 개점 행사에 참여한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착용한 귀걸이, 반지 등 주얼리 가격만 1억원이 훌쩍 넘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진행됐던 '보테가베네타 살롱02' 팝업스토어는 일종의 설치예술품과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연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브랜드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뒤덮인 팝업스토어 공간이 멀리서도 고객들의 눈에 확 띄면서 주목도가 높아졌다. 예술 전시와 같은 팝업스토어 구성은 실제로 판매 신장에도 영향을 줬다.
갤러리아백화점 브레게 팝업 매장
갤러리아백화점은 2019년부터 상시 팝업존을 선보이고 있다. 압구정 명품관 이스트(EAST) 정문 출입구에 위치한 메인 공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디올'을 시작으로 지난 2년간 루이비통, 고야드, 펜디, 반클리프앤아펠, 쇼메, 브레게 등 40여 개 팝업스토어를 꾸준히 내놨다. 특히 올 7월에 열었던 '브레게' 팝업스토어는 전체 매장을 하나의 기계장치 모습으로 꾸며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백화점 업계가 이름값이 높은 명품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팝업매장)를 잇달아 운영하며 고객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통상 팝업스토어는 이름을 알리고자 하는 신규 브랜드들이 홍보를 위해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팝업스토어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각종 단독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다 명품 소비 세대가 젊어져 팝업스토어 운영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성용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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