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남양유업 회장 母, 30여년 만에 등기이사서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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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모친인 지송죽 남양유업 고문이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다.
올해 만 92세인 지 고문은 그동안 등기이사직만 유지한 채 경영 활동은 일절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사임하기로 한 지 고문은 등기이사직을 10연임하며 30년 넘게 재직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 고문이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데도,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3월 임기가 만료된 지 고문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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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지 고문, 무보수 명예직 임원"
전문가 "남양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보여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모친인 지송죽 남양유업 고문이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다. 올해 만 92세인 지 고문은 그동안 등기이사직만 유지한 채 경영 활동은 일절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003920) 측은 그 동안 지 고문을 ‘무보수 명예직’ 이사로 선임했던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 배정한 것은 부적절한 인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지 고문과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 사외이사 1인이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광범 대표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을 희망하고 있어, 이사회는 미등기 임원인 김승언 수석본부장 상무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고 회사를 ‘경영지배인’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사임하기로 한 지 고문은 등기이사직을 10연임하며 30년 넘게 재직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 고문은 지난해 9차례 열린 남양유업 이사회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2019년과 2018년에도 이사회가 각각 10회, 15회 열렸지만 지 고문은 모두 불참했다. 지 고문이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데도,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3월 임기가 만료된 지 고문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지 고문을 등기 이사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사업보고서 상 이사의 독립성과 관련한 선임 배경에 대해 홍 회장은 ‘경영업무 총괄 및 대외적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선임’,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경영전략 부문에 대한 업무역량 강화 및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선임’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 고문에 대해선 ‘공백란’으로 비워뒀다.
일각에선 지 고문이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며 급여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등기이사 6명의 보수로 21억6143만원을 집행했다. 등기이사 1인당 평균 3억6024만원을 지급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 고문의 등기이사 선임은 ‘명예직’ 성격”이라며 “보수나 급여는 지급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임기 만료 후 퇴직금 지급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장기간 고문으로 재직했지만, 무보수였기 때문에 퇴직금도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해도 경영에 무관한 사람을 회사의 중추인 이사회의 일원으로 선임했던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회장의 모친을 ‘명예직’이라는 명분으로 등기이사로 선임한 것은 남양유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에 역행하는 인사였다. 최근 곳곳에서 터진 남양유업의 경영 실책은 이 같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이로 인한 경영 판단 실수에서 유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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