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아픈' 지구의 미래 결정하는 COP26 이틀 앞으로

김민수 기자 2021. 10.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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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의 영구동토층이 녹는 현상은 기후변화 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태 중 하나다. 땅 속 얼음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방출돼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최근 영구동토층 기온은 올라가고 있고 녹아 늪처럼 변한 지형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사진은 시베리아 북서부 야말 지역에 형성된 영구동토층의 2018년 8월 모습을 촬영한 위성 영상이다. 유럽우주국 제공

기후변화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는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적인 회의가 이틀 뒤인 31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열린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세계 정상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31일부터 열리는 것이다. 

교토의정서나 파리기후협약 등 기후변화를 다룬 중요한 회의들이 과거 여러 차례 열렸지만 이번 COP26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가장 중요한 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COP26에 관한 내용을 정리했다. 

● COP26은 당사국총회 의미

COP는 ‘Conference of the Parties’의 약자로 우리말로 당사국총회라는 의미다. 당사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가입된 당사국들을 말한다. 26은 올해 회의가 26번째 회의라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으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지난해를 빼고 1995년부터 COP는 매년 열렸다. 

올해 COP26은 의장국인 영국 글래스고에서 이달 31일부터 11월12일까지 2주간 열린다. 총 197개국이 참석하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연달아 열리면서 대다수 국가 정상들이 로마에서 글래스고로 이동한다.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이후 전세계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최대규모 행사인 셈이다.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과 탄소 배출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홍수, 산불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최근 10년은 기록상 가장 따뜻한 시기로 분석되고 있다. 

COP26은 전지구인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어젠더가 결정될 수 있다. 200개국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열린 COP 회의에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낮추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담았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하는 목표가 제시됐다. 

홈페이지 캡처

● 무엇을 결정하나

COP26에 참여하는 당사국들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공유한다. 영국 BBC는 각국의 계획 이외에도 COP26이 열리는 2주 동안 새로운 중대한 발표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는 필요한 새로운 규칙과 기술적인 조건들이 발표될 수 있다. 전기차 전환 계획,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 가속화, 벌채 최소화 방안, 해수면 상승에 따른 저지대 거주자들을 위한 지원 계획 등 구체적인 계획들이 수립될 가능성도 있다. 회의가 끝나면 이같은 내용들을 담은 선언문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6조 조항이 쟁점화하면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6조 조항은 당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국가간 자발적 협력을 허용하고 있는데 일부 국가들이 자국 내 탄소 배출은 소극적으로 하고 해외에서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석탄과 관련된 구체적인 지침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탈석탄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예상되는 논란들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많이 주지 않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피해를 맞고 있는 개발도상국 관련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는 과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에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던 부분이다. 

개발도상국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 촉발될 여지가 있다. 지난 2009년 부유한 국가들이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기 위해 연간 1000억달러(약 117조원)를 지원키로 했으나 아직 완전히 실행되지 못했고 2023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COP26에서의 중국의 대응도 관심사다.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탄소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석탄 화력 발전을 활용하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주요 화석연료 생산국이 얼마나 빠르게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지가 논란거리다. 

● COP26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어떤 내용이 결정될지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로 이동하고 겨울에 난방을 하고 비행기로 여행하는 개인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만일 탈석탄과 관련된 선언이나 휘발유 또는 경유 자동차 관련 구체적인 지침이 나올 경우 삶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과 COP26 참석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출국 전 “이번 G20과 COP26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의로 기록될 것”이라며 “기후위기와 백신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를 향해 뜻을 한데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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