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도 G2..미·중, 기후변화에 누구 잘못 더 클까
1인당 배출량은 미>중..화석연료·재생에너지 비율은 엇비슷
현재 CO₂ 배출량은 중>미…누적 배출량은 미>중
1인당 배출량은 미>중…화석연료·재생에너지 비율은 엇비슷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전 세계 국가가 한 자리에 모여 지구촌의 최우선 현안인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 개막을 앞두고 중국과 미국의 저감 계획에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전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 두 나라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큰 폭으로 감축하지 않는 한 글로벌 기후 위기 해결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CNN은 향후 지구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여겨지는 COP2를 앞두고 과거 및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 재생에너지 비율,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부문에서 두 나라의 통계를 비교해 소개했다.
현재 CO₂ 배출량…중국이 미국의 2.5배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₂) 최대 배출국은 현재 중국이다. 중국은 2006년 미국으로부터 이산화탄소 최대배출국 지위를 넘겨받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기 직전인 2019년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미국의 2.5배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선진국 전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미 컨설팅업체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2019년 한해에만 중국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등가물(모든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것)은 141억 미터톤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배출량의 4분의 1이 넘는 양이다.
반면, 미국은 지구 전체 배출량의 11%에 해당하는 57억 미터톤을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와 유럽연합(EU)이 각각 지구 전체 배출량의 6.6%, 6.4%로 뒤를 이었다.
역사적 배출량은 미가 압도적 1위…중국의 2배
중국이 현재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면, 역사적으로는 미국이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은 1850년 이래 중국보다 거의 2배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영국의 기후에너지정책 기관인 카본브리프(Carbon Brief)에 따르면 1850년 이래 중국과 미국이 방출한 이산화탄소량은 각각 2천840억톤, 5천90억톤이다. 미국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이 중국의 2배 가까이에 이르는 셈이다.
CNN은 수백년 전에 배출된 온실가스라도 오늘날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까닭에 온실가스의 역사적 배출량을 따지는 것이 현재 배출량을 계산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미국과 영국, 유럽의 선진국 상당수는 지난 200년 동안 산업화를 이뤄오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해왔다. 따라서, 선진국이 지금 향유하는 안락한 삶은 기후를 희생시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1인당 배출량…인구 3억4천만 미국 > 인구 14억 중국
중국은 인구 14억명을 거느린 인구 대국인 만큼 인구가 적은 나라들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1인당 배출량을 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1인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10.1톤으로, 연간 17.6톤에 달한 미국(인구 3억4천만명)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이는 일정부분 생활방식의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국인들은 소득이 더 높아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연료 소모가 더 큰 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중국인들에 비해 더 자주 비행기를 탄다고 국제환경협력 단체인 '기후투명성'(Climate Transparency)은 2021년 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1인당 탄소배출량도 지난 20년 간 3배로 급증하는 등 선진국 수준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화석연료 의존도는 중>미…중, 석탄 의존 특히 높아
유럽의 에너지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작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국내 에너지원의 87%는 화석연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석탄이 60%, 석유 20%, 천연가스 8%이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원의 80%가 화석연료였으며, 이 가운데 33%는 석유, 36% 천연가스, 11%는 석탄으로 집계됐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는 온실가스를 덜 내뿜지만 기후에는 여전히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서 재생에너지보다 천연가스에 너무 많이 투자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비율은 미·중 엇비슷
I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글로벌 목표인 '넷 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배출량 '0')에 도달하려면 전 세계 전력 생산의 90%가 재생에너지에서 비롯돼야 한다. 이 가운데 풍력과 태양열 발전이 약 70%를 담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석탄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의외로 재생에너지 생산량도 어마어마하다고 CNN은 소개했다. 재생에너지 비율은 중국과 미국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이 풍력과 태양열에서 생산한 전력량은 74만5천 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48만5천 GWh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2021 글로벌 순위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특히 최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크게 늘리며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하는 전력 용량에 있어 2020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중국은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전 세계의 38.9%를 차지해 9.9%에 그친 미국에 크게 앞섰다.
"미중 모두 기후변화 대응 계획 미흡"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의 최소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8일 2030년까지 자국 내 탄소 배출이 정점을 찍고 줄어들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액션 플랜'을 공개했다.
국제기후변화 대응 기구인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는 미국의 정책이 중국보다 더 낫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들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따질 때 미국과 중국 모두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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