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 D-2..자민당 9년 만에 단독 과반 미달 위기
[경향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중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민당이 9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과반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일간 요미우리신문은 29일 자사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민당이 단독으로 중의원 의석 과반(233석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미묘한 정세”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체 소선거구(지역구) 289곳 중 자민당 후보가 우위를 확보한 지역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113곳이다. 선거전 초반 예상보다 5곳 감소한 수치다. 반대로 자민당 열세 지역은 선거 운동 초반 46곳에서 60곳으로 늘어났다.
자민당의 거물 정치인들도 당선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공식 서열 2위인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도 당선 불확실 명단에 포함됐다. 와카미야 겐지 엑스포 담당상, 시오노야 류 전 문부과학상 등 전·현직 각료들도 접전 중이다.
다만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과 의석을 합치면 과반인 ‘안정 다수’(244석)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공명당은 이전 의석수와 비슷한 30석 내외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 다수를 차지하면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석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약 40% 지역구에서 104석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접전을 펼치고 있으며,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이전보다 의석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지난 26일부터 3일간 벌인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공방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려면 접전 지역구 절반에서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또 자민당은 지역구 60%에서 의석 획득이 ‘유력’하거나 ‘우세’하지만, 자민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기세가 꺾여 기존 66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 “미묘해졌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법안, 예산안을 원활히 심의할 수 있는 ‘절대 안정 다수’인 261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접전 지역에서 승리해야 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지 정당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지역구 10%, 비례대표 13% 정도 남아 있어 개표일까지 정세가 바뀔 수 있으며, 자민당 의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세차례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 항상 단독 과반석을 차지해온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목표치를 ‘의석 감소폭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대폭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을 합쳐 과반을 확보하는 것을 승리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중의원 해산 전 양당 의석수에서 최대 72석이 줄더라도 승리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다. 자민당은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강한 비판 여론과 이번 선거에서의 야당 후보 단일화 전략 등 잇따라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관련기사] 일본 야당들의 단일화 승부수…지역구 절반 1대1 구도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밑돌면 기시다 내각의 정권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가 열리는 상황에서 공명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해지면 기시다 총리의 당내 입지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잃는 의석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 기시다 총리가 단 1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전임 스가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오는 31일 열리는 중의원 선거에서는 소선거구 289명, 11개 권역 비례대표 176명 등 총 465명의 의원이 선출된다. 이번 중의원 선거 직전 의석수는 자민당 276석, 공명당 29석이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10석이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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