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윤활유·배터리 덕에 활짝 웃었다

김동훈 2021. 10. 29. 16: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워치전망대]
영업익 절반 이상이 윤활유..'사상최대'
배터리도 연간 매출 3조원 '예고'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좋은 실적을 작성했다. 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새로운 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중이나, 외국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는 내년부터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윤활유 덕에 실적에도 '기름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61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7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고 29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조3005억원으로 48.1% 증가했다. 세전이익은 서린사옥 및 SK에너지 주유소 유동화에 따른 매각이익 등이 반영돼 703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견인한 사업은 윤활유다. 이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028억원 증가한 3293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53%에 달하며, 주력인 석유사업 영업이익(2906억원)을 처음으로 넘었다.

윤활유 시황 개선에 따른 마진 증가와 미국·유럽 등에서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윤활유 부문의 호실적에 대해 "기이할 정도"라며 "수요가 증가하는데 공급이 부족하고 4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견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SK의 윤활유 사업은 2인자 지위였으나 이번 분기에 업계 1위였던 에쓰오일(S-Oil)의 영업이익(2888억원)을 넘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다른 사업은 '그럭저럭'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유가 상승과 등·경유 등 석유제품 마진의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75억원 증가한 2906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영향 완화로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 개선이 전망된다.

화학사업은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제품과 원료의 가격차) 하락에 따른 마진 감소와 유가 상승에 따른 동력비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835억원 감소한 844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국제유가 상승, 판매 물량 증가 및 판관비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28억원 증가한 164억원이었다.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은 연구개발비 등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8억원 감소한 987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866억원 증가한 81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68%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연간 배터리 사업 매출액은 3조원 이상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사업은 내년에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미국 제 1공장과 유럽 제 2공장이 양산에 돌입하는 내년에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해 6조원 중반대 수준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재사업(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영업이익은 중국 스마트폰용 소형 배터리 수요 부진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3억원 감소한 401억원이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배터리 사업에 쏠린 눈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선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달 초에 기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한 신설법인의 명칭을 'SK온(on)'으로 확정한 뒤 공식 출범시켰고,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달 들어 갑자기 배터리 시장에서 주목받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해서도 입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LFP 배터리는 최근 테슬라가 자사 주력 모델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대신해서 탑재하겠다고 선언하며 국내 배터리 사업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LFP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과 중국 전기차 시장 위주로 성장한 분야이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 사업자 중 한곳인 테슬라의 '변심'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형조 SK온 배터리기획실장은 "LFP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어 다양한 전기차 사업자들의 요구에 맞을지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SK는 고에너지 밀도 역량을 중심으로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가 뛰어난 LFP 개발을 목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관련해선 미국 솔리드파워 등 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연구기관들과도 협력해 빠른 속도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진숙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실장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 연구기관, 솔리드파워와 협력하는 등 투자와 공동개발을 진행중"이라며 "황화물 관련 선도업체인 솔리드파워와 SK 역량을 결합한다면 빠른 속도로 전고체 전지 개발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의 흑자전환은 기존 전망대로 내년에 달성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글로벌 전기차 사업자 대상의 신규 수주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윤형조 실장은 ""현재 수주 물량은 포드와의 JV(합작법인) 효과를 감안하면 1.6테라와트시 수준으로 약 220조원 규모"라며 "기존 고객인 현대차, 기아, 다임러, 폭스바겐에 더해 다른 글로벌 기업의 신규 수주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