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의 '메타' 변신, 구글·알파벳과 어떻게 다른가
(지디넷코리아=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페이스북이 ‘메타’로 회사명을 바꾸면서 6년 전 ‘알파벳’ 체제로 변경한 구글의 뒤를 따랐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막된 ‘커넥트’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회사명 변경을 공식화했다.
페이스북의 회사명 변경은 지난주부터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주초엔 “4분기부터 앱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부문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업구조 변경을 시사했다.
‘메타’란 회사명은 ‘메타버스'를 포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한단계 너머(beyond)’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담겼다.
페이스북의 이번 행보는 구글의 ‘알파벳 지주회사’를 연상케 한다. 구글은 2015년 8월 알파벳이란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곤 그 때까지 핵심사업인 구글도 8개 자회사 중 하나로 강등시켰다.
여기까지는 두 회사의 조치가 비슷한 모양새다. 페이스북 역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핵심 앱 사업을 ‘메타’의 사업 부문 중 하나로 강등시켰다. AR, VR 등을 관장하는 리얼리티 랩(Facebook Reality Labs)이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 리얼리티 랩은 앞으로 ‘메타버스’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사업부 역할을 할 전망이다.
■ 구글은 자회사 나열…페이스북은 사업구조 긴밀한 연결
하지만 구글과 애플의 회사명 변경은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다.
일단 회사명 자체부터 다르다. 알파벳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 두 창업자는 알파벳이 모든 언어를 대표하는 글자들의 집합이며, 구글 검색 인덱싱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 웹사이트 주소도 'abc.xyz'로 선택했다.
그러다보니 알파벳이란 회사명 발표 당시 구글이 A부터 Z까지 사업 부문을 다 채울 지도 모른다는 우스개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다르다. ‘메타’는 페이스북의 미래 비전을 담고 있다. ‘메타버스 퍼스트’를 그대로 나타내는 말이다. 저커버그는 이와 함께 ‘메타’에는 그리스어로 ‘저 너머(beyond)’란 의미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마디로 페이스북의 미래 비전을 담고 있는 말이다.
회사 구조도 다르다. 알파벳은 구글과 나머지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헬스케어 전문 기업인 칼리코를 비롯해 고속 인터넷 사업 부문인 피버, 벤처캐피털 사업인 구글 벤처스, 투자 펀드인 구글 캐피털이 포함됐다.
여기에 자동운전 차량과 구글 글래스, 풍선을 이용한 인터넷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는 구글X도 사업 부문의 하나가 됐다. 포도당 감지 콘텍트 렌즈 사업인 라이프 사이언스와 자동온도조절장치 전문 기업 네스트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구글을 한 축으로 놓고, 신사업들을 죽 나열해 놓은 구조다. 신사업들은 ‘구글 이후’를 대비한 것들이라고 해도 크게 그르지 않다.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글 이외 사업은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에게 앱과 리얼리티 랩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다.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두 개의 큰 축이다. 페이스북은 리얼리티 랩 부문에 올해만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알파벳의 기타 사업과 페이스북의 리얼리티 랩은 무게가 다르다.
■ 일상경영 손 뗀 구글 공동 창업자 vs CEO 자리 굳게 지키는 저커버그
지배 구조도 차이가 있다. 알파벳 지주회사 설립 당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리 브린 등 두 창업자는 일상 경영에서는 손을 뗐다.
그 때까지 구글 CEO를 맡았던 래리 페이지는 지주 회사 알파벳 CEO로 자리를 옮겼다.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 사장을, 에릭 슈미츠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자회사로 한 단계 내려 앉게 될 구글에선 선다 피차이가 CEO로 승진했다.
하지만 그 뒤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 CEO에서도 사임했다. 현재 알파벳과 구글은 모두 선다 피차이가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은 다르다. 마크 저커버그는 회사 구조 변경 이후에도 여전히 CEO를 맡는다. 두 사업을 긴밀하게 연결하면서 '메타버스 회사’로의 변신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가장 큰 차이는 회사 구조다. 알파벳 지주회사 체제다. 구글을 비롯한 8개 자회사들은 별도 회사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다보니 여전히 알파벳보다는 구글이란 명칭이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알파벳은 실적 발표나 주식 거래 때나 거론될 따름이다.
페이스북은 다르다. 페이스북은 회사 구조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회사명을 바꿨다. 앱 사업과 리얼리티 랩은 메타란 회사를 지탱하는 핵심 사업부문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페이스북보다는 ‘메타’란 회사명이 더 자주 사용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메타버스 전략을 수행하는 것은 페이스북이 아니라 메타이기 때문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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