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나이지리아 약탈 유산 '오쿠코'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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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지저스 칼리지(University of Cambridge, Jesus College)가 서아프리카 베냉 왕국의 유물인 오쿠코(Okukor)를 나이지리아에 지난 27일 반환했다.
지난 2019년 식민주의로 약탈한 유물들에 대한 반환 논란이 유럽 전역에 일면서 2019년 11월 케임브리지 대학이 오쿠코 반환을 약속했고, 이 달 15일 최종 반환 일정을 발표한 데에 따른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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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나이지리아에 베냉 왕국 청동 보물 ‘오쿠코’ 반환
식민시대 약탈 유물…영국 내 민간 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반환 결정
영국 다른 기관에도 확산될지 주목…프랑스, 독일도 반환 임박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지저스 칼리지(University of Cambridge, Jesus College)가 서아프리카 베냉 왕국의 유물인 오쿠코(Okukor)를 나이지리아에 지난 27일 반환했다.
지난 2019년 식민주의로 약탈한 유물들에 대한 반환 논란이 유럽 전역에 일면서 2019년 11월 케임브리지 대학이 오쿠코 반환을 약속했고, 이 달 15일 최종 반환 일정을 발표한 데에 따른 결정이다.
청동 수탉인 오쿠코는 '베닌 브론즈(Benin Bronzes)'라고 불리는 보물 중 하나로 1897년 영국이 오늘날의 나이지리아 남부 에도주 지역인 옛 베냉 왕국을 침략 했을 때 약탈한 유물이다.
베냉 왕국은 나이지리아와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국경 지역에서 번영한 가장 강력한 왕국으로 수준 높은 황동 주조술과 청동 조각 예술을 통해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으나 19세기 대영 제국에 의해 멸망하고 1892년에 프랑스의 식민지가 됐다.
이러한 베냉 왕국의 대표적인 유물 청동 오쿠코는 오바(Oba)라 불렸던 왕국의 수장을 상징한 보물로 나이지리아 남부의 에도족 문화의 정수로 알려져 있다.
지저스 칼리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동 수탉 오쿠코는 지저스 칼리지 학생의 한 아버지가 1905년 대학에 기증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번 반환은 역사적인 순간이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반환 결정은 영국 민간기관으로서는 최초의 결정으로, 반환 결정까지 이르는 데에는 학생들의 시위 확산이 결정적이었다. 오쿠코는 2016년까지 대학 전시실에 전시됐다가, 학생들의 시위로 전시 목록에서 빠진 후 이번에 최종 반환이 결정됐다.
수년 째 청동 유물 반환을 요구해 온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번 오쿠코 반환에 반가움을 표했다. 나이지리아 문화부 장관 라이 모하메드(Lai Mohammed)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케임브리지 대학의 선구적인 결정에 감사하다”며 “선조들의 유물을 소유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의 반환 결정도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이번 유물 반환이 유럽 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다른 역사적 보물들도 본국에 반환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불러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내에서 현재 반환 논란에 있는 유물들에는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로제타 스톤, 막달라 왕관 등이 있다.
한편 독일은 오는 2022년까지 베냉 왕국의 청동 유물 중 일부를 반환하기로 했으며, 프랑스 역시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파리 케 브랑리(Musee du quai Branly) 국립박물관에서 베냉 왕국의 유물 반환 전 마지막 국내 전시에 들어갔다.
영국 런던 = 우예슬 글로벌 리포터 wys0603@gmail.com
■ 필자 소개
킹스칼리지 런던 전쟁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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