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등장한 美 석유 큰손들..의원들 "담배회사 경영진처럼 거짓말"

최영서 2021. 10. 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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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엑손모빌·BP아메리카·셰브런·셸 CEO 참석
"석유계는 기후변화 인정하고 탄소 감축"
민주당, 연례 보고서 등 자료로 즉각 반박

[워싱턴=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미 하원 감독 및 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화상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석유 회사의 역할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2021.10.29.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엑손모빌을 포함한 4대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미 의회에 출석해 기후변화 음모론을 퍼뜨렸다는 혐의를 부인하며 민주당 의원들과 격돌했다.

28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미 하원 청문회에서 "엑손모빌은 기후변화의 현실과 위험성을 오랫동안 인식해왔으며 이런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엑손모빌, 셰브런, BP 아메리카, 셸 등 거대 석유 기업 수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화석 연료와 기후변화의 연관성과 관련, 석유 회사들이 지난 수십 년간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혐의를 조사해왔다.

민주당은 석유 산업계가 수십 년 동안 화석 연료가 지구 온난화에 끼치는 영향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캐럴린 멀로니 미 하원 감시 및 개혁위원회 위원장은 1994년 담배 회사 청문회를 언급하며 "마치 담배 회사 경영진처럼 거짓말 한다"고 말했다.

당시 청문회에서 담배 회사 경영진은 "니코틴은 중독성이 있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멀로니가 "(기후변화가) 현존하는 위기라는 데 동의하냐. 예, 아니오로 대답하라"고 묻자 그레천 와킨스 셸 CEO는 "우리 세대에 결정적인 위협이라는 데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기후변화가 위협이라는 데에 동의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반대하는 데에 직·간접적으로 돈을 쓰지 말아달라는 멀로니의 요구에 대답하지 않았다.

마이클 워스 셰브런 CEO도 당사가 기후 변화에 대해 대중을 오도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셰브런이 (기후 변화 음모론에) 가담했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케이티 포터 민주당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포터는 석유 회사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 셸이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보다 석유와 가스 생산에 10배 가까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작 대외 광고는 재생 에너지에 초점을 맞춰 '그린 워싱(Green Washing 위장 환경주의)'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셸은 계속 화석 연료에 돈을 투자하면서, 대중이 (셸은) 기후 변화를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 하원에서 환경 소위원회를 이끄는 로 카나는 2002년 리 레이몬드 당시 엑손 CEO가 화석 연료와 기후변화가 관련없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우즈를 거듭 압박했다.

앞서 우즈는 화석 연료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인정하면서도 레이먼드의 해당 발언은 그 당시 과학계 의견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 과학적 사실이 진화하면서 우리 입장도 발전했다"고 해명했다.

칸나는 청문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우즈가 (레이몬드의 주장이) 당시 과학계와 부합하는 주장이었다고 옹호한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우즈가 선서하고 나서 거짓말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레이먼드의 주장은 1978년 나온 보고서와 완전히 모순되기 때문에 (우즈가 이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청문회 동안 경영진에게 미국석유협회(API)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우즈와 워스 등은 API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API는 오랜 기간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입법 노력을 방해한 바 있다.

카나는 "누구라도 API에 멈추라고 말할 수 있냐"고 따져물었다.

그레첸 왓킨스 셸 CEO은 그룹 내에서 많은 이슈를 논의하고 있다며 "내가 할 일은 API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민주당은 기후 변화에 대한 회사들의 말과 행동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엑손 자본 지출의 0.22%, 아메리카BP는 2.3%만이 저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했다며 이들 기업이 저탄소에 대한 지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PI 대변인은 해당 정보가 허위라며 API가 수소, 탄소포집, 탄소세에 계속 로비한다고 강조했다. 베서니 아론할트 API 대변인은 이메일 입장문을 통해 "올해 초 '기후 변화 행동 체계'를 도입한 후 우리는 탄소 배출 감축에 가장 영향력있는 탄소세 등을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이번 청문회를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불안해지자, 민주당이 시선을 끌려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임스 코머 공화당 소속 하원 감시위원은 "(이번 청문회가) 바이든이 맞은 정책적 위기를 시선에서 돌리려는 행위"라며 "황금시간대 뉴스를 장악하기 위한 연극"이라고 비꼬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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