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런 삶에서 죽을 권리 인정받아 행복"..안락사 재허가 받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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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영향이 큰 콜롬비아에서 시한부가 아닌 환자에게 안락사가 허용된 첫 사례가 나왔다.
세풀베다의 안락사가 특히 쟁점이 된 건 그가 시한부 환자가 아니란 점이었다.
그러나 올해 7월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안락사를 '극심한 고통을 초래하는 불치병이나 중증 부상을 앓는 환자들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로 정의, 그 허용 범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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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처벌 폐지..시한부 환자 총 157명 집행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가톨릭 영향이 큰 콜롬비아에서 시한부가 아닌 환자에게 안락사가 허용된 첫 사례가 나왔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마르타 세풀베다(51)가 그 주인공이다.
29일 현지 언론과 미국 CNN 스페인어판 보도를 종합하면, 세풀베다는 지난 20일 메데진 지법 1심 판결에서 "안락사를 통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누릴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세풀베다의 사연은 이달 초 안락사를 앞둔 모습이 방송을 타며 알려졌다. 그는 불치의 퇴행성 중병인 루게릭병(ELA)을 앓아 왔으며, 가능한 치료는 모두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이에 세풀베다는 국립통증연구원(Incodol)에 루게릭으로 인한 고통 중단을 호소, 올해 8월 6일 안락사를 허가 받고 이달 10일 오전 7시 생을 마감할 예정이었다.
콜롬비아는 1997년부터 안락사 처벌을 폐지했고, 실제 157명의 시한부 환자에게 안락사가 집행됐다. 물론 가톨릭 영향이 큰 만큼 찬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세풀베다의 안락사가 특히 쟁점이 된 건 그가 시한부 환자가 아니란 점이었다.
통증원은 지난 8일 오후 세풀베다에게 "상황을 다시 검토한 결과 시한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6개월 이상 더 살 가능성이 높다"며 결정을 번복하고 나섰다. 이에 세풀베다가 법원에 연구원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를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통증원이 세풀베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연구원은 세풀베다에게 안락사를 시행하라"고 명령했다.
안락사가 금지된 열흘의 기간 동안 세풀베다의 심경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아들 페데리코 레돈도 세풀베다는 CNN에 "어머니가 스스로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잃은 뒤 다시 전처럼 절망과 슬픔, 앞날에 대한 불안에 빠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법원의 판결이 있은 후 세풀베다는 "고통스런 삶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받아 행복하다"며 "날짜와 시간을 정하면 법원과 통증원에 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콜롬비아는 1997년 안락사를 합법화하면서 '시한부 병을 앓고 있어 극심한 고통이 따를 땐 자발적 요청에 따라 전문가에 의해 안락사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올해 7월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안락사를 '극심한 고통을 초래하는 불치병이나 중증 부상을 앓는 환자들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로 정의, 그 허용 범위를 넓혔다. 이에 세풀베다가 안락사를 신청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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