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클, 기술수출 뒤 급락..유재현 대표 "굿딜, 의미 재평가 필요"
큐라클은 지난 27일 저녁 최대 2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경구용(먹는) 당뇨병성황반부종 치료제의 첫 기술수출 사례로 주목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인 지난 28일 큐라클 주가는 20% 가까이 급락했다. 정확한 이유를 콕 짚을 수 없지만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예견된 기술수출 계약이 공개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게 아니냔 해석이 나왔다.
또 계약 선급금과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은 약 2000억원으로 시장 눈높이보다 다소 적은 게 아니냔 시장 일각의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상용화를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제품 출시 뒤 판매액에 대한 로열티(순매출액의 8%)까지 포함한 계약 규모 2조3000억원은 부풀려진 게 아니냔 의구심도 있단 분석이다.
29일 증시에서도 큐라클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유재현 큐라클 대표이사 내정자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첫 기술이전 계약의 진짜 의미가 시장에서 재평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이사 내정자는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얀센,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전략마케팅, 사업총괄 등을 담당한 전문가다. 오는 11월 2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후 편의상 대표로 표현)
유 대표는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CU06-RE)의 기술이전은 시작일 뿐이라며 큐라클의 청사진대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자적인 혈관 내피 기능 장애 차단 기술로 개발 중인 약물이 첫 기술수출에 성공한 만큼 향후 다양한 적응증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이전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선급금과 마일스톤 2000억원에 대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계약으로 보는 측면이 있는데, CU06 약물 전체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 이 두 가지 적응증에 대한 권리만 이전한 것"이라며 "또 큰 시장인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권리도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전체의 권리를 넘기는 다른 계약과 똑같은 기준으로 보면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상용화 뒤 로열티를 포함한 2조3000억원이란 숫자도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해명했다.
유 대표는 "2조3000억원이란 예상 금액은 큐라클이 임의적으로 계산한 게 아니라 계약 상대방인 떼아가 환자 수, 시장 규모, 점유율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라며 "구체적인 근거에 기반한 예상치"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타에 따르면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 시장은 현재 연간 약 14조원 규모다. 고령화 등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어 CU06-RE 상용화 예상 시기엔 연간 2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CU06-RE 기술이전 계약에 따르면 연간 약 2조5000억원의 순매출을 올릴 경우 큐라클이 연간 약 2000억원(10년이면 2조원)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이는 11% 수준의 시장 점유율에 해당하는데, 경구용 치료제의 혁신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예측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단 설명이다.
계약 상대방인 떼아에 대해서도 매우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유 대표는 "떼아는 유럽 1위 안과 전문 기업이고, 지금이 딱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단계"라며 "망막 관련 치료제가 매우 필요한 시기인 만큼 CU06-RE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집중해서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CU06-RE의 임상 2상을 큐라클이 직접 수행하고, 떼아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큐라클이 주도권을 갖고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빠를 것으로 기대되고, 임상 3상은 떼아와 협의해 임상 디자인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큐라클은 지난 2월 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지금 미국에서 CU06-RE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1상을 2022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임상 2상 시험 계획(IND)을 바로 제출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무엇보다 CU06-RE의 잠재력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같은 기전을 가진 경쟁 약물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을 설계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인 만큼 안전성이 특히 중요한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임상 1상에서 어떤 중대한 이상반응도 보고되지 않았다"며 "첫 경구용 치료제로 효능 역시 주사제와 동등한 수준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에 하나 설령 주사제보다 효능이 좀 낮다는 데이터가 나오더라도 경구용이란 편의성이 있기 때문에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게 쓰거나 주사제와 병용 투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업화를 시도할 수 있다"며 "경쟁 약물이 있는 파이프라인은 효능이 떨어지는 데이터가 나오는 순간 연구가 중단되기도 하지만 CU06-RE는 그런 위험이 적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CU06-RE 기술수출을 계기로 다른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작업이 탄력이 붙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큐라클은 혈관 질환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혈관 내피 기능 장애를 차단해 여러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새로운 기전으로 개발하는 세계 유일한 기업"이라며 "떼아와 2년이란 오랜 기간 협의를 통해 기술이전이 이뤄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큐라클의 혈관 내피 장애 차단 플랫폼이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첫 기술수출이 성공하면서 앞으로 다양한 적응증과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보다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당뇨병성신증 치료제 등 다른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논의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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