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때 이자부담 어쩌나".. 주담대 고정금리 연 5% 돌파

박슬기 기자 2021. 10. 2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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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5%대까지 올라섰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도심의 아파트 모습./사진=뉴스1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5%대까지 올라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옥죄기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리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해 내집 마련에 나서는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5%대를 넘어섰다. 혼합형 주담대 상품은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을 기준으로 초기 5년 동안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가 제공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 1위인 국민은행은 이날 기준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3.88~5.08%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말까지만 해도 해당금리는 연 3.22~4.72% 였는데 약 한달만에 하단이 0.66%포인트, 상단이 0.36%포인트 오른 것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역시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5%대로 올라섰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날 기준 연 3.88~5.08%이며 우리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5일 연 3.84~4.85%에서 연 4.24~5.04%로 하단이 0.4%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4곳 가운데 하나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46~5.246%로 5%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해당 금리는 3.553%~4.853%에 그쳤지만 2주일만에 상단과 하단이 0.393%포인트씩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더 커졌다. 연 4%의 금리로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5억원의 주담대를 받았다고 가정하면 대출자의 월 원리금은 239만원으로 총 대출이자는 3억5935만원이다. 금리가 연 5%로 오르면 월 원리금 상환액은 268만원에 총 대출이자는 4억6628만원이다.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한달 원리금 부담액이 29만원 오르고 총 이자는 1억원 이상 뛴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금리, 5%대까지 오른 이유는


이처럼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것은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을 조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0.25%포인트 올리면 차주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들은 주담대 증가세를 조절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에서 0.3%로 0.2%포인트 낮췄다. 주거용 오피스텔담보대출에는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했는데 우리은행은 이를 아예 없앴다.

우리은행은 부동산 담보 대출에 적용됐던 감면 금리 조건의 세부 항목도 줄었다. 급여·연금 이체, 공과금·관리비 자동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 0.1%씩 제공됐던 감면금리 항목이 모두 사라졌다다. 여기에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인 우리원(WON)주택대출도 0.4%의 우대금리가 사라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권고한 가계부채 증가율을 넘지 않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우대금리 축소에 시장금리도 급등


이외에 주담대 금리 상승세에는 한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혼합형 금리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은 주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디 때문에 시장금리를 빠르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선 주담대 혼합형 금리의 경우 금융채 AAA등급 5년물을 기준으로, 신용대출의 경우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금리로 삼는다. 금융채 금리는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지난 28일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2.526%로 전월대비 0.32%포인트 올랐다.

국내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5%달하는 만큼 가계는 금리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약 12조5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다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5%대를 넘었는데 금리 인상기에 이자가 부담될 경우 지난 7월 출시된 금리상한형 주담대도 노려볼만 하다"며 "이자가 비싼 대출을 빨리 갚는 등 선제적인 대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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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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