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우주에 떠다니는 쓰레기, 얼마나 될까?
지난주 오늘, 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분들 있나요? 목표 고도인 700㎞에는 도달했지만 안타깝게도 위성 모사체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더라고요. 브리핑하는 정책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걸 보니까 괜히 마음이 찡하고 그렇던데요. 우선 고생한 관계자분들에게 박수부터 보내고 시작하겠습니다.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이번 발사는 시험 비행인 만큼 아마 내년 5월의 본 비행에서는 멋지게 성공해낼 수 있을 겁니다.
갑자기 누리호 이야기를 왜 꺼냈냐면 오늘 레터에서 우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거든요.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들, 그리고 로켓들을 보며 혹시 그런 생각 안 해봤나요? 임무를 다하고 난 위성들이나 발사과정에 쓰인 잔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냥 우주에 남는 걸까요? 오늘은 그 질문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른바 우주 쓰레기에 대해서 말이죠. 그래서 오늘 던지는 질문은 이겁니다.
우리는 화성에 갈 거니까
우주에 쏘아 올려진 인공위성의 상황을 살펴봐도 그 변화의 흐름은 뚜렷합니다. 1957년 인류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의 흐름을 보면, 과거엔 정부 주도로 쏘아 올리던 인공위성이 2000년 이후부터는 기업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요. 위성의 활용도도 바뀌고 있죠. 1990년대까지는 국방 목적이 대부분이었지만 2010년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위성이 급증하는 상황입니다.
상업 위성이 얼마나 늘었는지 살펴보려고 지구를 돌고 있는 위성 데이터 4,084개를 분석해봤습니다. 데이터는 UCS Satellite Database를 활용했습니다. 위에 떠다니는 인공위성은 운영 주체별 비율을 나타낸 건데요. 지금 이 순간, 지구를 도는 위성 중에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위성은 모두 2,796개로 전체의 68.5%입니다. 나머지를 정부와 국방, 민간(대학과 연구소 등)이 나눠 먹고 있죠. 2020년 한 해에만 Space X가 쏘아 올린 위성이 무려 818개더라고요. 2021년 10월까지 벌써 550개를 날렸으니 올해 말에는 작년 기록을 깰지도 모릅니다. Space X는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1,368개의 상업 위성을 운영하고 있어요.
Q. 어떤 기업들이 위성을 쏘아 올렸을까?
1위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Space X입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총 1,368개의 상업 위성을 쏘아 올렸고 전체로 넓혀보면 1,442개의 위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대부분이 통신용이죠. 혹시 스타링크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 기지국이 없는 지역까지 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위성 기반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건데, Space X가 올린 위성들은 대부분이 다 스타링크를 위한 것들입니다. 2위는 Planet Labs라는 업체인데 총 197개의 지구 관측용 위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어디선가 봤을 수도 있을지 몰라요. 해외 언론사에서 사용한 괜찮은 위성사진은 대부분 다 Planet Labs의 자료거든요. 3위는 스타링크와 비슷한 프로젝트인 OneWeb용 위성으로 총 182개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영국의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 얼마나 되는데?
우선 지구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황색 녀석들은 저궤도에 속해있는 쓰레기들입니다. 2,000㎞ 이내에 떠다니는 쓰레기가 무려 19,523개! 측정 가능한 우주 쓰레기의 68.0%를 차지하고 있죠. 위에서 이야기한 상업 위성들은 대부분 저기에 속해있어요. 훨씬 더 높은 위치에도 당연히 우주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죠. 36,000㎞가량의 고궤도에는 정지 위성들이 위치하는데, 대부분이 통신과 기상 예보에 사용되는 친구들입니다. 그 높은 곳에도 5,000개의 쓰레기가 돌아다니고 있죠.
우주 쓰레기가 위험한 이유
게다가 갈수록 우주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마치 핀볼처럼 끊임없이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연쇄 충돌 가능성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위성통신, 기상 예측, GPS와 내비게이션 등 위성을 활용한 산업과 서비스는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퍼져있기 때문에 위성이 먹통이 되면 큰 혼란이 발생할 겁니다. 당장 KT 인터넷 장애가 딱 40분간 있었는데도 그 여파가 어마어마했잖아요. NASA 소속의 과학자 케슬러 박사는 위성의 연쇄 충돌로 인해 1960년대 중후반으로 인류 문명이 후퇴할 수도 있다는 케슬러 신드롬을 경고하기도 했죠.
우주산업도 탄소를 뿜어낸다
우주산업의 탄소발자국은 어느 정도냐면, 민간 우주기업 버진갤럭틱에서 만든 비행선이 1㎞ 날아갈 때마다 배출한 승객 1인당 탄소 배출량은 무려 12㎏. 마부뉴스가 이전에 다뤘던 탄소발자국 레터에서 교통수단 중 km당 탄소발자국이 가장 높았던 게 국내선 비행기로 255g 정도였거든요. 그거와 비교하면 40배 이상 큰 수치입니다. 새 발의 피 수준이죠. Space X와 블루오리진도 같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우주 기업들도 친환경 연료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주산업에 몰두하는 것을 비판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또 다른 억만장자 빌 게이츠는 우주산업에 몰두하는 부자들에게 일침을 날리기도 했거든요. 지구 밖으로 나가는 해법보다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이죠. 실제로 빌 게이츠는 로켓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기보다는 차라리 홍역 백신에 돈을 쓰겠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오늘 마부뉴스가 준비한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은 우주 쓰레기와 우주산업에서 발생되는 탄소발자국에 대해 살펴봤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도 드는데, 구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새로운 시장을 열고 꾸준히 개발하다 보면 언젠가 우리들도 우주로 갈 수 있을 테니까, 우주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노다지일까요? 아니면 억만장자들의 놀이터로 이용되고, 환경 피해는 나머지 사람들이 받게 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까요? 아래 댓글로 많이 참여해주세요! (*본 기사는 마부작침 뉴스레터를 편집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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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안혜민 디자인 : 안준석 인턴 : 김선경, 주영은
안혜민 기자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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