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확인할 방법 없는 대립.. 신세계 "사과하라" VS 에드가 "피해자는 나"

(베스트 일레븐)

강원 FC 신세계와 대구 FC 에드가의 주장이 상반된다. 이런 와중 서로의 주장을 확인할 방법조차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 27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2021 하나은행 FA컵 4강 강원 FC-대구 FC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1-0, 대구의 승리였다.

그런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켜 언성이 높아지고, 이내 몸싸움이 오갔다. 충돌의 시작점은 '강원의 신세계와 대구의 에드가'였다.

상황은 이렇다. 경기 막판 강원이 추격을 해야 하는 시점, 에드가가 볼을 집어 약간의 시간을 지연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마음이 급했던 신세계는 볼을 빼내려고 했고, 에드가와 언쟁을 하다가 "Why block"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에드가는 몹시 흥분했다. 당시 신세계는 에드가가 왜 저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머잖아 경기는 끝났다. 에드가는 곧장 신세계에게 향했고, 대구의 다른 브라질리언들인 세징야와 라마스도 에드가와 같은 방향이었다. 세징야가 그때 "네가 Black이라고 했느냐"라며 신세계에게 물었다고 한다. 신세계는 그제야 에드가가 화가 난 이유를 알아챘다.

이때부터 아수라장이었다. 양 팀 선수들이 모이고, 엉킨 이들을 떼어 내는 과정에서 강원의 임채민과 베네디토 대구 피지컬코치 사이에 이슈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베네디토 코치는 대구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마음에 사방에 "Monkey"를 연발했고, 임채민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자 "Get out"을 외쳤다.

이 국면에 이용발 대구 코치도 합류했다. 이용발 코치는 임채민을 향해 원색적 욕설을 퍼부었다. 그걸 들은 임채민 또한 결국 이성의 끈을 놓았다. 때문에 피치의 모두는 한참을 씨름해야 했다. 경기를 관장한 이동준 주심은 이용발 코치에게 레드카드를, 임채민에게 옐로카드를 부여하며 일단 순간을 정리했다.

시간이 흐른 뒤, 에드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피드를 게시했다. 에드가는 "난 인종차별의 희생자였다. 이건 범죄다. 납득할 수 없다"라며 자신이 신세계로부터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에드가의 피드는 여전히 걸려있는 상태다.

<b11>은 경기 후 신세계 및 에드가와 대화했다. 두 선수의 입장은 완전히 대립한다.

일단 신세계의 이야기다.

"에드가로부터 볼을 빼내려는 과정에서 언쟁이 오갔다. 그러다가 'Why block'라는 말을 했다. 에드가가 흥분했다. 그때는 왜 그러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세징야로부터 말을 듣고 나서야 이유를 파악했다. 그래서 부심에게 물어봤다.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처에 다른 이가 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부심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에드가와 나만 들은 거다."

"에드가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걸 봤다. 나도 감정적으로 움직이고 싶었다. 가만히 있으면 나는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한 선수로 기억이 남지 않겠나. 그러나 구단과 대화했고, 어떤 대처도 하지 않았다. 에드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다. 이젠 그저 사과를 받고 싶다. 너무나 당황스럽다. 내가 그 상황에서 'Black'이라는 단어를 쓰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

반면 에드가는 신세계의 주장을 거세게 반박했다.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확신했다.

"경기장에서 신세계와 내가 서로 욕을 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Black'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이 상황을 아는 사람은 나와 신세계뿐이다. 내가 선심한테 가서 물어봤는데, 그도 멀리 있어서 못 들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당연히 안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했다고 해도 안했다고 할 거다. 피해자는 나다."

신세계도 말했고, 에드가도 마찬가지로 말했듯, 그나마 근처에 있던 선심조차 두 선수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둘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결국 진실은 신세계와 에드가만 안다. 신세계는 자신이 인종차별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에드가는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