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호날두, 주말 손흥민과 리그 맞대결
맨유-토트넘 31일 오전 1시30분 대결
솔셰르 감독에 이어 호날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핵심 인물 둘의 위기다. 최근 리버풀전 대패(0-5)의 후폭풍이다.
영국의 <비비시>는 28일(현지시각) ‘호날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도움인가 방해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팀을 압도하는 한 개인의 부정적 요소를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통해 비판했다.
먼저 득점력이다. 비비시의 분석을 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는 맨유에 합류해 프리미어리그 복귀 데뷔 뉴캐슬전 2골을 포함해 초반 3경기에서 4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후 6경기에서 2골만을 추가했다. 그 두 골은 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비야레알전, 아탈란타전에서 나온 것이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골(137골) 기록을 더 늘렸지만 맨유는 선두 첼시에 8점을 뒤진 리그 7위(승점 14)로 처졌다.
호날두가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한 것은 여전히 높은 득점률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에 비하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호날두가 리그에서 득점률 50% 이하를 기록한 것은 맨유 시절이던 2006~2007 시즌(34경기 17골) 이후 처음이다. 비비시는 “울버햄프턴의 황희찬(4골)을 비롯해 프리미어리그에서 14명의 선수가 호날두보다 많이 득점했다”고 전했다.
압박 가담에 취약한 것도 문제다. 시즌 15분 이상을 뛴 프리미어리그 선수 가운데, 골키퍼를 제외하고 호날두는 성공적인 압박(90분당 0.74개) 부문 순위에서 385위이며, 압박 횟수에서도 384위로 하위권이다. 동료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90분 평균 3.86회의 성공적인 압박을 가하는 등 수비에 열정적으로 가담하는 것과 비교된다. 비비시의 축구 분석가인 리카 리처즈는 “호날두를 데려온다면 플레이 스타일과 팀 밸런스를 생각해야 한다. 그의 일을 대신할 사람을 뒤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맨유의 축구 색깔이 올 시즌 더 직접적이고, 빠르고, 크로스를 많이 하고, 압박은 적게 하는 식으로 바뀐 것은 호날두 합류 뒤에 더 뚜렷하다. 하지만 결과는 긍정적이지 않다.
<스카이스포츠> 해설가인 그레이엄 수네스는 “호날두는 ‘난 지금까지 최고의 선수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맨유를 더 좋은 팀으로 만드는가?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평가는 직전 소속팀인 유벤투스 동료의 입에서도 나온다. 유벤투스의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지난 시즌 팀이 그를 위해 플레이 했다. 그가 떠난 지금 우리는 ‘팀 정신’을 재발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벤투스는 호날두 가세 이후 2년간 리그 정상을 차지했지만 지난 시즌엔 4위로 떨어졌다. 리그 우승 행진도 ‘9’에서 끝났다. 맨유 출신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보누치의 말에 동의한다. 호날두는 가는 곳마다 중심 인물이 된다. 과거 유벤투스는 팀으로, 11명으로 뛰었다. 호날두가 이적하면서 유벤투스가 더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라파엘 바란을, 도르투문트에서 제이든 산초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슈퍼스타 호날두를 더하면서 도약을 꿈꿨지만 리버풀전 패배로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까지 위기에 처했다. 팀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두고 호날두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성역에 있는 것처럼 비쳐진 호날두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비비시는 “호날두가 들어온 뒤 맨유가 바뀐 것은 확실하다. 솔셰르 감독이 호날두와 관련된 통계를 분석해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과연 호날두의 존재가 득인지 실인지도 생각해볼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호날두는 31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손흥민(29·토트넘)과의 ‘등번호 7번’의 맞대결이 성사된다. 시즌 4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5호골을 조준하고 있고, 최근 리그 4경기 1무3패로 어깨가 무거웠던 호날두는 반전의 골을 노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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