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약관 변경 등 논의..'85분 먹통' 보상안 내주초 발표할듯

오늘 오전 긴급 이사회 개최

사고경위·분석내용 상세공개

지난 25일 발생한 통신장애 사태가 인재로 드러난 가운데 수습에 나선 KT가 29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보상 방안과 재발 방지책, 약관 변경안 등을 논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의 협의 기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다음 주 초 수습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이날 오후 발표하는 통신 장애 원인 조사 결과에는 보상안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KT 사정에 밝은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긴급 이사회가 열려 사고 원인에 대한 보고를 비롯해 재발 방지 대책, 피해 보상안, 약관 변경 등 사태 수습과 관련된 안건들이 논의됐다”며 “구현모 KT 대표가 조속히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말 동안 정부와 협의를 마치고 다음 주 초에는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 장애’라는 보상 기준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현행 KT 이용 약관에 따르면 유·무선 서비스를 연속으로 3시간 이상, 1개월 기준 누적 6시간 이상 이용하지 못해야 피해 보상이 이뤄진다. 이번 통신 장애는 1시간 25분 만에 해소돼 약관상 피해를 보상할 의무는 없다. 구 대표는 전날 “‘3시간’ 약관은 마련된 지 오래됐고 통신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많은 현시점에는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약관상 피해 보상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장애에 대한 일괄 보상안과 카드결제, 배달 앱 주문 수취 불가 등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별도 보상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후 3시 조경식 2차관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KT 인터넷 장애의 원인을 설명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사고 직후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를 발령한 후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분석반을 구성해 KT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점검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다. KT는 사고 당일 부산에서 망 고도화 작업을 위해 새로 설치한 장비의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작업을 하다가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들어가야 할 명령어 한 줄이 빠지는 오류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 작업은 야간에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승인됐지만, 실제로는 낮 시간대에 수행돼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과기정통부는 작업이 왜 낮에 진행됐는지, 매뉴얼이나 관리자는 없었는지, 작업자가 어느 부분에서 실수한 것인지 등 상세한 사고 경위와 분석 내용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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