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위기 바이든.. '예산' 절반 깎고 조속처리 승부수

김남석 기자 2021. 10.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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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에 앞서 전체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새 사회안전망 강화 법안을 발표하고 의회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난맥상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재유행·물가상승·예산안 처리 답보 등 연이은 악재로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의 승부수가 지지부진한 예산안 처리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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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백악관, 새 예산안 발표

기존 3조5000억달러 규모서

1조7500억달러로 대폭 감축

‘유급가족휴가’ 등 전면 백지화

‘G20 회의’ 유럽 순방 앞두고

지지율 반등 위한 대응 나서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에 앞서 전체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새 사회안전망 강화 법안을 발표하고 의회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난맥상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재유행·물가상승·예산안 처리 답보 등 연이은 악재로 취임 후 최대 위기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의 승부수가 지지부진한 예산안 처리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28일 기존 3조5000억 달러(약 4096조 원) 규모의 사회안전망 예산을 절반 수준인 1조7500억 달러로 대폭 삭감한 새로운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을 발표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대국민연설을 통해 “몇 달간의 힘든 협상 끝에 역사적인 경제적 틀을 마련했다”며 “법안은 수백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투자하고,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21세기 경제 전쟁에서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을 상대로 승리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틀”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이 발표한 수정 법안에는 기후변화 예산 5550억 달러를 비롯해 아동 보육·유치원교육 4000억 달러, 자녀·근로 세액공제 2000억 달러, 홈케어 1500억 달러 등이 포함됐다. 또 최근 심각한 주택난을 반영해 1500억 달러 예산을 투입해 100만 채의 저렴한 주택을 짓도록 했다. 대신 유급 가족휴가, 커뮤니티칼리지(2년제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은 전면 백지화됐고, 의료 관련 예산도 상당 부분 삭감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의회를 찾아 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대국민연설에까지 나서 조속한 예산안 처리를 호소했다. 그는 “미국은 국가로서 변곡점에 서 있다. 20세기 동안 우리는 사람에게 투자했기 때문에 세계를 주도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국이지만 국가로서의 우위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출국시간을 미루면서까지 합의 타결을 희망했지만 결국 법안 통과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으로 출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기존 사회안전망 법안에 대해 재정 우려 등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조 맨친(민주) 상원의원은 규모를 줄인 새 법안에 대해 “우리는 좋은 숫자를 협상했고, 우리 모두 선의로 거래하고 있다”며 지지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3조5000억 달러 사회안전망 법안 고수를 주장하는 당내 진보파 의원들의 반대로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이날 상원을 통과한 기존 초당적 인프라 법안 처리 시도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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