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인디언 추장 시팅 불 후손, 모발로 찾았다

박세희 기자 2021. 10.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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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하기 때문에 자유롭다. 어떤 백인도 우리의 발걸음을 통제할 수 없다."

28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시팅 불의 친족이라고 주장해온 어니 라프앙트(73)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람들이 시팅 불과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와 유전자 분석을 했고, 이제 내가 그의 외증손자임이 확인됐다"며 "이제 모든 추측을 끝내고 시팅 불의 적절한 최종 안식처가 마련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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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 주장하던 70代 남성

DNA 통해 외증손자 확인

“우리는 가난하기 때문에 자유롭다. 어떤 백인도 우리의 발걸음을 통제할 수 없다.”

전설적인 미국 인디언 추장으로 19세기 인디언 전쟁에서 땅을 빼앗으려는 백인들에게 저항하다 숨진 수우(Sioux)족의 추장 타탕카 이오타케가 한 말이다. ‘시팅 불’(Sitting Bull·앉은 황소)로 잘 알려진 그의 후손임을 주장해온 미국의 한 남성이 시팅 불의 머리카락(사진)에서 채취한 DNA 분석을 통해 실제 외증손자임이 확인됐다.

28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시팅 불의 친족이라고 주장해온 어니 라프앙트(73)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람들이 시팅 불과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와 유전자 분석을 했고, 이제 내가 그의 외증손자임이 확인됐다”며 “이제 모든 추측을 끝내고 시팅 불의 적절한 최종 안식처가 마련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전자 분석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1세기 넘게 보관해온 시팅 불의 머리카락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한 것으로, 연구를 주도한 케임브리지대의 에스케 빌레르슬레우 교수팀은 머리카락에서 사용 가능한 DNA를 추출하는 방법을 찾아 분석하는 데 14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이어지는 DNA를 분석하는 방식이 이용돼 외증손자라고 주장해온 라프앙트는 기존 방식으로 확인이 불가능했다. 빌레르슬레우 교수는 “이번 연구의 성공으로 고대 유전물질의 작은 조각만으로도 족보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CNN도 “역사적 인물의 한정된 DNA를 이용해 현대인과의 가족관계를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지에 실렸다. 시팅 불은 1876년 리틀 빅혼 전투에서 1500명의 아메리카 원주민 전사를 이끌고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장군과 5개 중대를 소탕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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