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LCK 결승 맞대결' 실현되나 [롤드컵]

조진호 기자 2021. 10. 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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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전이 30~31일(현지 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경기장에서 이어진다.

팬들의 관심은 한국(LCK) 팀간 결승전이 성사 여부에 모아진다. 30일 담원 기아와 T1이 격돌하고, 31일에는 젠지가 중국(LPL) 1번 시드인 에드워드 게이밍(EDG)과 결승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역대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LCK 팀들끼리 맞붙은 적은 세 번이다. 2015년과 2016년 SK텔레콤 T1이 연속 우승을 차지할 때 KOO 타이거즈와 삼성 갤럭시를 결승에서 만났고 2017년에는 삼성 갤럭시가 SK텔레콤 T1의 3연속 우승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결승전 맞대결을 펼쳤다.

젠지. |라이엇 게임즈


■담원 기아-T1

팬들의 시선이 몰리는 경기는 아무래도 30일 담원 기아-T1의 경기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이 경기는 ‘왕조’라는 타이틀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기도 하다.

역대 월드 챔피언십 역사상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이뤄낸 팀은 로얄 네버 기브업(2013, 2014), SK텔레콤 T1(2015, 2016, 2017), 삼성 갤럭시(2016, 2017) 세 팀이다. 이 가운데 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은 SK텔레콤 T1뿐이다. 담원 기아가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한다면 T1의 왕조 부활을 저지할 뿐만 아니라 2020년대에서 첫 ‘왕조’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담원 기아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16강 A조에서 펀플러스 피닉스, 클라우드 나인, 로그를 각각 두 번 만나 모두 꺾었고 8강에서는 유럽(LEC) 1번 시드인 매드 라이온스를 상대로 패배 직전까지 갔지만 놀라운 뒷심을 선보이면서 3-0으로 제압했다. 월드 챔피언십이 열리기 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이유를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담원 기아가 새로운 왕조의 시작을 알리려 한다면, T1은 ‘왕조의 재건’을 위해 나선다. T1은 2013년, 2015년, 2016년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하면서 최다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2017년 준우승, 2019년 4강 등 최근 성적이 비교적 좋지 않다.


2021 시즌 인적 개편을 진행하면서 T1은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등 자체 발굴한 신예들을 라인업에 충원했고 월드 챔피언십 16강과 8강을 거치면서 탄탄한 팀워크와 꼼꼼한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왕조 재건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또 지난 8월 ‘2021 LCK 서머’ 결승전에서 담원 기아에게 1-3으로 패하면서 1번 시드를 놓친 T1이기에 이번 4강을 통해 명가 부활의 기치를 들어올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젠지-EDG

4강전에서 EDG를 상대하는 젠지에게는 LCK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담원 기아와 T1의 대결에서는 어떤 팀이 올라가든 LCK 한 팀은 결승에 오른다는 당위성이 부여되지만 젠지에게는 다른 지역, 특히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중국 LPL 1번 시드를 꺾어야 한다는 특별한 임무가 주어져 있다.

젠지라는 이름으로는 역대 월드 챔피언십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지만 삼성 갤럭시 시절로 올라가면 젠지 역시 세계 챔피언 출신이다. 2016년 준우승에 이어 2017년 우승을 차지하면서 월드 챔피언십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젠지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가시밭길을 걸어왔지만 갈수록 조직력이 탄탄해지면서 성장 드라마를 써내려왔다. 16강에서 유례 없는 4자 동률이 발생하며 두 번의 순위 결정전을 치른 끝에 D조 1위로 8강에 올라왔고 북미(LCS) 대표인 클라우드 나인과의 5전제에서도 삐끗하면 넘어질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3-0으로 승리했다.

EDG는 한국인 용병 두 명의 기량을 앞세워 4강까지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드 라이너 ‘스카웃’ 이예찬과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은 팀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플레이를 해냈다. 로얄 네버 기브업과의 8강전 마지막 세트에서 이예찬이 라이즈로, 박도현이 이즈리얼로 맹활약한 덕분에 EDG는 창단 첫 월드 챔피언십 4강에 올랐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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