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지속된 반도체 공급 부족 내년에도 이어진다

강영진 2021. 10. 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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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업계 비관적 전망 이어져… '내후년까지 지속' 전망도
자칫 과잉투자로 이어져 향후 공급과잉 생길 수도

[AP/뉴시스] 미국 자동차 제조기업 제너럴모터스(GM)의 슈퍼볼 광고. GM은 9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북미 공장 3곳의 감산 조치를 3월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2021.02.1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해결될 전망이 없어 반도체 공급에 목을 매는 기업들의 겪는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에서 수도검침기를 생산하는 파워X(PowerX)사 마누엘 쇠펜펠드는 지난 5월 송신용 반도체를 주문할 당시 8월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을 받았으나 그 뒤로 몇 차례 지연된 끝에 현재는 내년 5월이나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전세계의 반도체 부족이 악화하고 있어 공급 지연이 길어지면서 반도체 수요자들이 내년까지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는 예상만큼 줄지 않은 데 반해 공급선이 여전히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반도체 제조업체와 수요자들 모두 커다란 혼란을 겪고 있다. 전자부품 도매를 하는 프린셉스 일렉트로닉스사 이안 워커에 따르면 납품일이 2024년으로 된 계약도 체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규모가 4640억달러(약 542조40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산업은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당초 자동차 제조업체에 머물렀던 반도체 공급반 피해가 현재는 의료기기 업체와 심지어 담배회사들까지 미치고 있다. 휴대폰 매출을 추적하는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사에 따르면 스마트폰회사들의 올해 매출은 연초 증가률 예상의 절반에 불과한 6%만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공급부족현상에 따라 자신들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주 3분기 매출 결과를 발표한 인텔사 패트 겔싱어CEO는 "부품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면 훨씬 더 많은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 대기 시간은 통상적인 9~12주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서스케하나 금융그룹에 따르면 지난 여름 내내 대기시간은 평균 19주에 달했으나 10월 들어 22주로 늘어났다. 전력 관리 부품의 경우 25주, 자동화된 산업이 주고객인 마이크로콘트롤러칩은 38주에 달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선임 글로벌주식전략가 스코트 렌은 6개월전 반도체 부족이 지금쯤 해소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지금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스파고투자연구소는 반도체 부족에 따라 소비재 공급이 제한되면서 미국의 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7%에서 6.3%로 낮췄다.

올해 공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위축에서 회복한 생산이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에 근거하고 있으나 반도체 제조과정은 줄곧 압박을 받고 있다.

기판과 같은 기본 재료의 공급 부족이 문제다. 기상이 악화하고 화재가 이어지면서 웨이퍼 생산이 줄었다. 반도체 생산의 최종 단계 역시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감축됐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반도체 최종 포장 전문공장이다.

전세계 수송 능력이 줄어든 것도 공급난을 악화시키고 있다. 악센추어와 세계 반도체연합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부품 이동거리는 최대 4만233㎞에 달한다.

이처럼 부품 공급난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필요한 부품을 과잉 비축하는 것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 반도체 및 공급 체인 담당 윌리 쉬 교수는 "사람들이 만약에 대비해 부품을 대량으로 사들이기 때문에 부품 부족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부품 재고를 과도하게 비축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남에 따라 산업전체에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의 인텔사 등은 이미 생산을 늘리기 위한 야심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이 설비를 확충하는데는 몇 년에 걸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야만 한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네럴 모터스, 포드자동차 등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내년에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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