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져 참담, 홍 회장 왜 안오나" 뿔난 남양유업 소액주주들

박미주 기자 2021. 10. 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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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매각 결렬 등에 뿔난 남양유업 소액주주들이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소액주주들은 이날 오후 이사회가 열린다는데 여기에는 홍 회장 포함 사내이사들이 참석할 수 있고, 주총장에는 참석이 어렵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한앤컴퍼니와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과의 소송전도 길어질 전망이라 당분간 남양유업의 경영공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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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남양유업 임시주총 열려, 홍원식 회장 의결권 행사 제한돼 사내이사 선임안 부결돼(상보)
29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홍원식 회장님 왜 안 오셨나요, 매매계약 이행 안 하나요?"
"회사 방향 듣고 싶은데 사내이사들은 왜 주총에 아무도 안 오신거죠?"

경영권 매각 결렬 등에 뿔난 남양유업 소액주주들이 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남양유업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안건은 김승언 남양유업 수석본부장, 정재연 남양유업 세종공장장, 이창원 남양유업 나주공장장 등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이었으나 부결됐다. 법원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외 2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다.

주총 의장은 이상우 남양유업 사외이사가 맡았다. 지난 9월 열린 임시주총에서는 지난 5월 사직 의사를 표하기도 했던 이광범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았지만 이번 주총엔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뿐 아니라 남양유업의 모든 사내이사들이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사내이사는 홍원식 회장과 그의 모친인 지종숙 이사,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로 모두 오너 일가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12분가량 짧게 진행된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은 오너 일가와 경영진들을 향한 불만을 표출했다.

한 소액주주는 "처음 본사에 와 봤는데 멋지더라"며 "주주들은 회사가 매매할 거라 생각하고 성장성을 보고 주식을 매수했는데 너무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참담하다"며 "매매 계약 이행을 왜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의장인 이상우 사외이사는 "회사와 관련이 없어서 여기서 답변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회사 입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이사는 "회사 방향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재차 답했다.

이에 주주는 다시 "의장을 제외하고 사내이사, 등기이사 왜 한 분도 안 오신거죠?"라며 추궁했다.

남양유업 회계관리팀장이 "사내이사분들이 사직을 계속 말씀하셔서 그 부분을 검토하고 있어서"라고 답하자 소액주주는 "사직서를 내고 회사에서 검토하는 거냐, 아니면 그분들이 내겠다고 검토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회계관리팀장이 "실제 낼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자 주주는 "그럼 오늘 나오셨어야 하는 것 아니냐, 주총에 사내이사 한 명도 안 나오는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남양유업 측 인사는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날 오후 이사회가 열린다는데 여기에는 홍 회장 포함 사내이사들이 참석할 수 있고, 주총장에는 참석이 어렵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남양유업 측 인사는 "홍 회장의 의결권이 부결돼 참석이 무의미하다고 본 것"이라며 "오후 이사회가 계획돼 있는데 실제론 열어봐야 안다"고 해명했다.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사진= 뉴스1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지난 27일 한앤컴퍼니가 지난 10일 홍 회장과 그의 아내 이운경 고문, 손자 홍승의군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에서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주며 홍 회장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시켰다. 법원에서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 간의 주식매매계약이 유효하고, 홍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 주식을 양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따라 새 이사진을 뽑고 경영을 정상화하려던 남양유업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한앤컴퍼니와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과의 소송전도 길어질 전망이라 당분간 남양유업의 경영공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향후 경영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관련 내용들이 정해지면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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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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