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네이버 검색..초보·고수 결과값 다르다
'진짜 맞춤형', 성장 주춤한 검색광고 매출 제고
네이버의 검색 결과가 눈에 띄게 달라질 전망이다. 예컨대 검색창에 '캠핑'을 입력하면 '글램핑'이나 '캠핑카', '차박' 등 연관 검색어들이 박스창 형태로 보기 좋게 배열된다. 아울러 캠핑과 관련한 인기 주제라던가 인플루언서가 만든 콘텐츠 및 캠핑 인기 카페글 등의 결과물이 제시된다.
뿐만 아니라 이용자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시한다. 캠핑이라는 똑같은 검색어를 입력해도 이용자마다 검색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네이버는 기존 '통합검색'을 한단계 진화시킨 새로운 검색 브랜드인 '에어서치'(AiRSearch)를 통해 검색 광고 매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29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검색 CIC(사내독립기업)가 론칭한 '에어서치'는 올해 말까지 네이버 검색의 총 10% 수준으로 확대 적용된다. 네이버 검색의 일 평균 쿼리(검색질의어)는 약 3억개로 그 중 10%만 해도 3000만개에 달한다.
사용자들이 에어서치 서비스를 체감하는 건 실질적으로 내년이 될 전망이다. 검색 CIC는 지난 7일 에어서치를 론칭, 현재 5000개 쿼리에 대해 에어서치 결과를 내보내고 있다. 점차적으로 쿼리를 늘려나가 에어서치를 네이버검색 전반의 간판 브랜드로 적용하는 게 목표다.
캠핑 초보 vs 고수, 각기 다른 검색 결과
에어서치는 유행을 앞서가는 정보를 공급한다. 네이버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통합검색 결과가 나온다. 통합검색 최상단에 인기 카테고리와 인플루언서 및 창작자들이 작성한 트렌디한 정보를 나열하는 게 곧 에어서치다.
예컨대 현재 '캠핑'이란 단어를 입력하면 통합검색 결과 상단에 '글램핑', '캠핑카', '차박' 등 캠핑 테마 박스가 뜬다. 그 이하로는 '캠핑 관련 인기 주제 둘러보기', '인플루언서 참여 콘텐츠', '캠핑 인기 카페글', '캠핑 관련 브랜드 콘텐츠' 등이 제시된다.
에어서치의 특징은 사용자 취향 및 수준에 맞는 검색결과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초보자와 숙련자의 캠핑 검색 결과물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스마트블록 생성·분류 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블록이란 콘텐츠 분석을 통해 정보의 '주제'와 '장르'를 2차원으로 구조화한 블록이다. 쿼리별로 다양한 스마트블록을 대량 생성하고 여기에 사람이 이해하기에 자연스러운 이름을 붙이는 게 에어서치의 핵심 기술 요소다.
사용자 속성에 따른 스마트블록을 노출하는 데는 AI 기술이 쓰인다. 현재는 사용자 '연령'과 '성별'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블록을 검색 결과로 제시하고 있다.
김상범 검색 CIC 책임리더는 "단순해보이지만 '데드리프트'를 검색할 때 20대 남성은 '운동 효과'를 중시하고 여성은 '운동 기구'를 중시한다는 사용자의 의도를 검색 결과에 녹이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에어서치는 점차 사용자 취향에 맞춰 고도화될 예정이다. 검색 CIC는 연령과 성별 외에도 다양한 기준으로 사용자 속성을 그룹핑한 뒤 관심사에 맞는 결과물을 노출하려 하고 있다.
최재호 책임리더는 "'세렌디티피'라는 말처럼 사용자 그룹 취향 기반 추천 검색어를 통해 '의외의 (취향) 발견'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검색 이기고, 광고 매출도 살리고
네이버가 검색엔진 전면에 변화를 주는 이유는 시장 판도와 관련이 깊다. MZ세대는 포털 검색보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정보 검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세분화된 취향 맞춤 검색으로 검색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단 계획이다. 김상범 책임리더는 "유튜브로 강사 영상을 많이 찾는 것처럼 사용자들이 네이버가 만족시켰던 정보를 다른 서비스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우리는 취향에 맞게 검색 니즈(needs)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에어서치 서비스가 순조롭게 안착한다면 네이버의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될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는 사용자 검색 결과물에 다양한 광고를 끼워넣는 원리로 '맞춤형 광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용자의 취향별로 더 세분화된 검색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면 네이버가 광고 상품을 판매하기도 용이해진다.
광고 수입은 네이버의 전통적인 주력 매출 분야다. 작년 기준 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광고 매출은 전체(5조3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는 코로나 장기화로 기업들이 주머니를 닫으면서 클라우드·웹툰·핀테크·쇼핑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광고 매출을 넘보는 상태다.
검색광고는 디스플레이(배너) 광고보다도 열세다. 네이버가 매출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검색광고 매출 성장률은 10%, 디스플레이 광고는 35%로 차이가 클 전망이다. 네이버가 클릭수에 따라 과금을 하는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최재호 책임리더는 "맞춤형 광고를 의도하고 개발한 건 아니지만 에어서치가 기존 '키워드 검색 광고'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부서에서 유료 비즈니스 모델을 열심히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린 (hrgu@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