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파3 티샷, 불길한 "딱~"소리.. 그린 가보니 '덩크 홀인원'!
■ 우리 직장 高手 - 삼성화재 예스대리점 대표 김인영
캐디 “돌 맞은 듯”… 잠정구도 쳐
홀컵에 공이… 생애 유일 에이스
“철없던 초보시절 행운의 홀인원”
“멘털이 90%” 전설의 격언에 푹
정신·쇼트게임 강화 실력 급상승
베스트 5언더·핸디캡4 ‘왕싱글’
“골프도 인생처럼 방향이 중요해”
글·사진 = 오해원 기자
김인영(60) 삼성화재 예스대리점 대표에겐 ‘골프스승’이 많다. 골프클럽을 잡은 뒤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좋은 실력을 갖춘 동창, 동문, 사내 직원을 따라다녔다. 그리고 ‘전설’의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조우했다.
니클라우스를 직접 만난 건 아니지만, 그의 격언 ‘골프는 멘털이 90%, 스윙이 10%’를 이해하곤 눈을 떴다. 지난 20일 예스대리점에서 만난 김 대표는 “골프는 멘털이 가장 중요한 스포츠”라면서 “니클라우스의 가르침과 달리 사람들은 10%의 스윙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멘털 훈련으로 5타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됐다”면서 “지금은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2001년 골프에 입문했지만, 구력은 17년 차라고 강조한다. 2005년 니클라우스의 가르침을 깨쳤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핸디캡은 4. 일반 순수아마추어 중에서는 수준급 기량이다. 필드에 갈 때마다 꾸준하게 70대 초중반의 스코어를 유지한다. 평균 76타. 그래서 동반자, 지인들은 그를 ‘골프선수’로 부른다. 필드 레슨 요청도 자주 들어온다. 김 대표는 키 170㎝, 몸무게 75㎏. 그 나이대에선 평범한 체구다. 김 대표는 “스포츠는 신체조건이 뛰어나지 않거나 나이가 많으면 불리하기 마련인데, 골프는 예외고 이 모든 악조건을 아무렇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비거리는 220∼230m. 물론 270∼280m를 보내는 이와 동반할 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부족한 비거리를 장기인 정확한 쇼트게임으로 만회한다. 김 대표가 시원한 드라이버샷을 포기하고 쇼트게임에 공을 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김 대표는 “클럽헤드와 공이 만나는 순간 발사각이 1도만 틀어져도 200m를 날아간 뒤 무려 35m나 좌우로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는 드라이버샷 대신 정확한 아이언샷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버디, 파가 아니라 보기, 더블보기가 스코어를 지배하는 만큼 멀리 공을 보내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골프철학인 셈. 비거리가 짧을지라도 페어웨이에 공을 안착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기복이 없고 언더파도 자주 작성한다.
김 대표는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골프는 거리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면서 “나보다 50m 더 보내는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그 사람들이 나중에 무너지곤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베스트스코어는 2019년 8월 충북 진천의 히든밸리GC에서 열린 제17회 대한민국 ROTC 중앙회장배 골프대회에서 달성한 5언더파. 김 대표는 당시 우승을 차지했고 골프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김 대표는 “그때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면서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까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날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홀인원을 한 번 경험했다. 2006년 1월 롯데스카이힐 제주의 오션코스 5번 홀(파3). 아침에 안개가 자욱해 날아가는 공을 확인하기도 어려웠고, ‘딱’ 하는 소리만 들었다. 캐디가 돌을 맞고 튄 것 같다고 해 잠정구까지 쳤는데 그린에 가서 보니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홀 안에서 공을 찾았다. 김 대표와 동반자가 들었던 소리는 공이 돌에 맞은 게 아니었다. 홀에 꽂히는 소리였다. 덩크 홀인원!. 김 대표는 “골프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던 철없던 시절에 실력이 아니라 운으로 홀인원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삼성화재에서 27년간 근무했고, 퇴직한 뒤엔 보험대리점을 법인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골프를 운동이자 비즈니스, 커뮤니티로 여긴다. 김 대표는 “운동을 하고 나면 성취감을 느껴야 하는데, 골프를 하는 사람들이 죄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젊은 시절엔 골프를 멀리했다”면서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골프를 모르면 대화에 낄 수 없고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중심에 있을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골프채를 잡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엔 모임의 연결고리는 술이었지만, 지금은 골프”라면서 “친목을 다지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니 골프만 한 좋은 운동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매너, 페어플레이, 스마일을 골프의 정신이라고 정의했다. 스코어에 집착하다 보면 골프는 망가지고, 골프를 하는 목적을 잃게 된다. 김 대표는 “(욕심을) 다 버리니까 더 나아졌다”면서 “70, 80세가 돼서도 건강하게, 뜻 맞는 좋은 이들과 함께 골프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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