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 '페북→메타' 개명에 곱지 않은 시선

김태훈 2021. 10. 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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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갖 내우외환에 휩싸인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서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공언한 것처럼 소셜미디어를 넘어 메타버스 회사로 진화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 부여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저커버그는 전에도 페이스북의 미래로 '메타버스 회사'를 지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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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내우외환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우린 메타버스로 간다"며 회사명 바꿨지만..
'檢 수사 피하려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 비판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법정에 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돈다. 사진은 2019년 10월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저커버그(오른쪽)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법무팀과 상의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근 온갖 내우외환에 휩싸인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서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공언한 것처럼 소셜미디어를 넘어 메타버스 회사로 진화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 부여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온라인 행사에서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꾼다”고 밝히며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 모양의 새로운 회사 로고도 공개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이 회사의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앞으론 페이스북 대신 메타라는 브랜드 아래 한 가족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저커버그는 전에도 페이스북의 미래로 ‘메타버스 회사’를 지목한 바 있다. 이날 그는 “우리 정체성에 관해 많이 생각해왔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와 현실의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통상 현실 세계와 융합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얼마 전까지 널리 사용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은 개념이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페이스북의 사명 개칭이 하필 검찰의 저커버그 기소 가능성 언급, 그리고 퇴사자의 회사 비리 의혹 폭로 이후에 급하게 단행됐다는 점이다. 미 수도 워싱턴 검찰은 얼마 전 저커버그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피고인으로 추가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영국의 정치 컨설팅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정치 광고에 활용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당시 검찰은 이용자 개인정보를 부실하게 관리한 책임을 물어 페이스북 법인을 기소했는데, 이번에 CEO도 재판에 넘기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저커버그는 CEO로서 이용자의 개인정보 관리와 관련한 각종 결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퇴사한 전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오른쪽)이 언론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여기에 페이스북 퇴사자 프랜시스 하우건이 회사 내부 문건을 언론에 제공하고 미국 및 영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의 온갖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페이스북, 그리고 저커버그가 증오 발언, 허위 정보, 극단주의적 사상을 유포하고 10대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쳤다”는 하우건의 고발 내용을 토대로 미 연방정부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자연히 이번 개명을 놓고 미 언론은 “페이스북을 겨냥한 언론 및 대중의 비판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평가절하하는 모습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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