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한번더 끈 헝다..NYT "유예 만료일 앞두고 달러채 이자 지급"
[경향신문]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만기가 돌아온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하면서 공식 채무불이행 위기를 다시 한 번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헝다 채권 보유자의 말을 인용해 헝다가 29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달러 채권의 이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헝다는 채권 보유자들에게 당초 약속된 기한인 지난달 29일까지 달러 채권 이자 4520만달러(약 528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다만 달러 채권 계약서상 유예기간이 30일 있어 공식적으로 채무불이행이 선언된 것으로 간주되지는 않았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셔(財聯社)도 29일 복수의 채권 보유자들의 말을 인용해 헝다가 이날 유예기간이 끝나는 달러 채권의 이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헝다 측은 이번 채권 상환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헝다는 1차 달러 채권 이자 지급 유예기간 만료일을 이틀 앞두고 지난 21일 8350만달러(약 976억원)를 송금해 가까스로 ‘1차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헝다의 총 부채금은 약 2조위안(약 366조원)에 달해 채무불이행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11일에는 1억4800만달러(약 1731억원)의 다른 달러 채권 이자의 지급 유예기간이 만료된다. 헝다는 올해 안에만 3억3800만달러(약 3955억원) 규모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네 차례에 걸쳐 더 갚아야 한다.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달러(약 8조6000억원)에 달한다. 홍콩의 중국건설은행 수석 전략가인 클리프 자오는 “헝다가 빚을 갚을 만큼 충분한 자금을 모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헝다와 채권단 간 헤어컷(채무조정)을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자회사 헝다물업 지분을 매각하는 데 실패해 유동성 위기를 맞은 헝다는 해외의 달러 채권 보유 기관들과 접촉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헝다 자문사인 훌리한 로키, 애드미럴티 하버 캐피털이 해외 채권자들을 자문하는 모엘리스, 커크랜드&앨리스와 향후 이뤄질 잠재적 대화를 위한 비공개 합의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도 헝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26일 회의에서 헝다 이외 주요 부동산 기업 8곳을 소집해 달러 채권을 잘 상환하라고 요구하고 환전 등 절차 편의 지원 의사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 당국이 헝다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 회장에게 개인 자산을 동원해서라도 부채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헝다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업계의 연쇄 채무불이행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뤼디홀딩스, 푸리부동산 등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10여곳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이달 들어 화양녠, 신리, 당다이즈예 등도 기한 내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다.
[관련기사] 중국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위기 넘겨…급한불 껐지만 전망은 불투명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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